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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여름
김은 지음 / 자음과모음 / 2023년 7월
평점 :
저자 김은은 2014년 『작가세계』 신인문학상에 단편 「바람의 언어」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앤솔러지 『우리는 행복할 수 있을까』 『무민은 채식주의자』 『낯익은 괴물들』 『마스크 마스크』에 작품을 수록한 적이 있다. 이번 『사랑의 여름』은 비틀린 세계를 구석구석 비추는 시선으로 틔워 올린 사랑과 자유의 실마리를 담은 첫 소설집이다.
소설가 김은은 정연하고 민감한 시선으로 인물과 그 세계를 명징하게 구축해온 작가이기에 이번 작품도 “실제 사건을 테마로 하여 치밀한 구성력을 선보였다”라는 평을 받았다. 소설 속의 모호한 세계의 삶들은 각기 다른 인물의 다채로운 삶들로 펼쳐지고, 주인공과 독자 모두에게 아릿한 통증으로 와 박히며, 통증은 우리가 체념하려 하나 결코 익숙해질 수 없는 종류의 것이기에 이 위협적인 세계에서 살아가는 지친 사람들, 제 몫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주는 힘은 현재의 우리를 비추고 발견하는 것이 소설이 지닌 강력한 힘이라고 할 때, 한 발 더 나아가 그곳에서 다른 방향을 바라보게 한다.
가족과의 불화나 친밀함에서 파생된 일상적인 갈등들이 우리 삶의 파편화된 일상을 조망하고, 그 일상은 냉연하게 우리의 눈앞에 펼쳐지지만, 삶이 지속되는 한 길은 하나가 아니며 한 걸음의 발자국으로 우리가 선회할 수 있음을, 이 소설의 세계는 단호하게 증명해나간다.
또한 가족을 버려둔 채 도망쳤다가 어느 날 돌아와 가족 몫의 선산에 장뇌삼을 찾으러 가자는 아버지, 상대를 위한다는 마음으로 선을 넘는 상대를 위하는 마음과 위해하는 마음에서 갈피를 정하지 못하는 동료들, 70일밖에 살지 못하는 농장 병아리의 목소리 등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놓을 수 없는, 끈질긴 희망을 선 위에서 그려낸다.
소설가 및 문학평론가로 활동 중인 염승숙 작가는 삶은 언제나 내 ‘의지 바깥’에 놓인 듯 긴장을 늦출 수 없고 인간은 누구나 가시나무 덤불 속에서 서로를 놓쳐버리는 실수를 저지르지만, 해마다 여름은 돌아오고 우리는 명백히 꽃 한 송이의 사랑과 자유를 꿈꾼다. 역설적이게도 그 꿈의 세계를 우리는 김은의 소설로 소망한다고 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