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 스파이 - 나치의 원자폭탄 개발을 필사적으로 막은 과학자와 스파이들
샘 킨 지음,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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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샘 킨은 미국 워싱턴 D.C.에서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의 책들은 모두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사라진 스푼』 『바이올리니스트의 엄지』 『뇌과학자들』 『카이사르의 마지막 숨』 『얼음송곳 의사』등이다. 저자는 미국 미네소타 대학에서 물리학과 영문학을 전공했으며, 〈뉴욕 타임스 매거진〉 〈슬레이트〉 〈뉴 사이언티스트〉에 글을 썼다. 미국과학작가협회 특별상(2009)을 수상하였다. 『사라진 스푼』은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미국 아마존 ‘사이언스 Top 10 Books’에 꼽혔고, 『바이올리니스트의 엄지』는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최고의 책’, 미국 아마존 ‘올해의 책’, 〈퍼블리셔스 위클리〉 ‘에디터스 픽’에 선정되었다. 『뇌과학자들』은 『바이올리니스트의 엄지』와 함께 PEN/E.O. 윌슨 문학적 과학 작품상과 AAAS/Subaru SB&F상 후보로 지명되었고, 미국 아마존 ‘올해의 책’, A.V. 클럽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으며, 굿리드 초이스상 비문학 부문 파이널리스트에 올랐다.

 이처럼 탁월한 과학 이야기꾼인 저자의 다섯 번째 책 『원자 스파이』가 출간되었다. 여기에서 핵물리학의 발전에 큰 족적을 남긴 유명한 과학자들이 전쟁 중에 겪은 때로는 비극적이고 때로는 희극적인 일화들을 소개한다. 예를 들어, ‘불확정성 원리’를 제안해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것으로 유명한 베르너 하이젠베르크가 불확정성 원리 덕분에 암살 위험에서 목숨을 건졌다는 내용과 원자 구조를 제안해 마찬가지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닐스 보어가 머리가 너무 크고 수다스러워서 죽을 뻔했다는 사실, 노벨 화학상을 받은 화학자이자 마리 퀴리의 사위인 프레데리크 졸리오-퀴리가 파리 해방 전투에서 화염병을 던지며 투쟁했다는 사실도 생소한 사건 등이다.

 이 이야기를 빛내는 것은 믿기 힘든 등장인물이다. 그중에는 메이저 리그 야구 포수 출신에서 스파이로 변신한 모 버그도 있고, 훗날 대통령이 된 동생 존 F. 케네디보다 나은 전공을 세우려고 애쓴 조 케네디 주니어도 있다. 독일의 최고 과학자들을 체포하려고 노력하는 와중에 자신의 유대인 부모를 강제 수용소에서 구출하려고 애쓴 네덜란드 출신의 물리학자도 있다. 베르너 하이젠베르크,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마리 퀴리의 딸인 이렌 졸리오-퀴리를 비롯해 노벨상 수상자들도 다수 등장한다. 이 과학자들과 군인들은 국제 첩보전의 어두운 세계로 뛰어들어 인류사에서 가장 어두운 역사의 물결을 되돌리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베르너 하이젠베르크, 닐스 보어, 로버트 오펜하이머,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졸리오-퀴리 부부, 리제 마이트너 등은 모두 불멸의 업적을 남긴 20세기의 전설적인 과학자들이다. 그와 동시에 이들은 인류 역사상 최악의 전쟁인 제2차 세계 대전의 어두운 터널을 통과한 과학자들이었다. 이들은 단지 참화에서 생존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전쟁의 승패를 가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인의 위치에 서게 되었다. 제2차 세계 대전은 인류 역사뿐만 아니라, 과학의 역사에서도 중요한 전환점인 시기에 운영되었던 과학자와 스파이들로 구성된 특수 부대인 ‘알소스 부대’의 활동을 추적하면서, 과학이 처음으로 세계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위치에 서게 된 과정을 들려준다.

 때로는 부풀려진 소문을 믿어서, 때로는 진실된 정보를 최악의 방향으로 잘못 해석해서,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연합국은 나치와 히틀러가 원자폭탄을 손에 넣어서 런던과 뉴욕이 잿더미가 될 것이라는 공포에 사로잡혀 연합국은 원자폭탄을 개발하는 맨해튼 계획을 실행함과 동시에 나치의 원자폭탄 개발을 방해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퍼부었다. 이와 같은 과학사라는 씨줄과 전쟁사라는 날줄을 엮어서 생생하고 다채로운 태피스트리를 그려낸다.

 책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 중에서도 메이저 리그 포수 출신의 스파이인 모 버그는 가장 불가사의하고 흥미로운 인물이다. 프린스턴 대학교를 다녔고 10여 개의 언어를 구사할 수 있었던 모 버그는 ‘버그 교수’라는 별명으로 불린 메이저 리그 최고의 괴짜 야구 선수였다. 1939년까지 선수 생활을 하고, 1941년까지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코치로 일한 그는 어떻게 3년 후에 나치 우라늄 클럽의 핵심인물인 하이젠베르크의 목숨을 놓고 저울질을 하는 위치에 서게 되었을까? 왕년의 메이저 리그 스타는 어떻게 미국 최초의 원자 스파이가 되었을까? 비밀요원으로서는 어설펐지만 방대한 지식과 매력적인 언변을 무기 삼아 나치 과학자들을 추적한 모 버그의 이야기는 마치 스파이가 주인공인 코미디 영화의 줄거리처럼 느껴진다.

 저자는 방대한 사료와 연구를 토대로 그동안 대중에 공개되지 않았던 흥미로운 사실들을 발굴하고, 영웅과 불한당을 비롯해 제2차 세계 대전기에 활약한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내면 심리를 생생하게 되살린다. 때문에 『원자 스파이』는 마치 한 권의 스파이 소설을 읽는 것처럼 흥미진진하다. 대중에 공개되지 않은 사진들을 포함하는 40여 장의 사진과 도판, 과학적 내용을 해설하는 일러스트가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지금부터라도 제2차 세계 대전 당시의 상황 속에 빨려 들어가는 신비로움을 경험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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