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리 르페브르 컴북스 이론총서
신승원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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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의 세계에서 일상생활은 보잘 것 없는 것으로 취급받아 왔다. 그러나 르페브르는 현대인 각자가 자신의 실질적인 삶에 대해 지니고 있는 무지를 꼬집으면서, 일상생활이야말로 학문의 최고법정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르페브르는 한편으로 현대의 일상생활이 극도로 소외된 상태에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여기에 탈소외의 가능성이 잠재해 있다고 주장한다. 당시 프랑스를 비롯해 세계 각국의 도시에서 이뤄지던 국가 주도의 공간 기획은 인간적 공간을 망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었다. 르페브르는 도시 공간의 이러한 위기를 폭로하면서 '도시에 대한 권리' 개념을 주창하는데, 이는 68혁명의 핵심 구호 중 하나가 된다. 르페브르는 이러한 공간의 발생과 확장으로부터 겹겹의 이질적 층위(일종의 밀푀유)를 투과하는 공간의 사회화과정이 이루어진다고 설명한다. '자주관리'는 1960년대 이후 프랑스 좌파이 친대중적 노선을 상징하는 개념이다. 르페브르는 대표적인 자주관리 이론가로서 자주관리를 탈소외 전략의 일환으로 설정하며, 나아가 이것을 국가 소멸 이후의 대안적 사회체제와 연관시킨다. '리듬'은 르페브르가 학문적 이력의 후반부까지 공들여 제출하려 했던, 자연과 사회, 그리고 시간과 공간의 총체성에 대한 철학적 표현이다. 리듬은 몸으로부터 출발하며, 르페브르는 우리 시대의 모든 몸이 '리듬분석가'이기를 희망한다. 그에 따르면 리듬분석가의 과업은 사회비판이다. 즉, 리듬분석가는 일상에 조화로운 리듬을 각인함으로써 사회를 변형하는, 시인이자 음악가로서의 실천가다. 그러나 <리듬분석>의 미학적 귀결은 사회적 삶의 총체성에 대한 관심과 결코 분리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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