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화에서 찾아낸 한줄보물

지귀, 선덕 여왕을 꿈꾸다 ㅣ 푸른도서관 27
강숙인 지음 / 푸른책들 / 2009년 1월

역시 실망을 시키지 않는 작가인  것 같다. 강숙인!! 

역사와 관련된 드라마나 영화 모두 좋아하는데 설화는 설화자체로도 재미가 있지만 그 속에서 다른 부분을 읽어내는 것이 참 재미있다. <지귀, 선덕여왕을 꿈꾸다>는 과연 압권이다. 많이 알고있는 선덕여왕과 관련된 얘기였지만 이 책에서는 설화와는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가진과 설화의 사랑, 그리고 법민. 그 속에서 지귀가 만들어내는 이야기는 요즘 꽃남의 F4를 능가한다. 상상 속에서 매력을 발산하는 가진랑, 나라를 사랑하고 사랑하는 가족과 여인을 지켜주고 싶어하고, 자신의낭도를 믿어주는 너무 멋진 남자인 것 같다. 그래서인지 가진랑은 사실감이 없어져 보이기도 하다. 더구나 굉장히 많은 나이 차이임에도 불구하고 가진랑에게 빠진 선덕여왕은 황당하기까지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잡은 순간 손을 놓지 못하게 하는 건 작가 특유의 섬세하고도 절절한 문장 때문이 아닐까. 간만에 정말 좋은 책을 읽고 가슴 벅찬 감동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