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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온의 숨어 있는 방 ㅣ 창비아동문고 228
황선미 지음, 김윤주 그림 / 창비 / 2006년 9월
평점 :
2000년인가 '마당을 나온 암탉' 을 읽은 후 나는 황선미님의 열렬한 팬이 되어 다른 작품들을 많이 찾아서 읽었습니다. 이 작가에겐 뭔가가 있다고 느꼈기 때문에 좋은 작품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작품을 읽을 때도 다음엔 정말 좋은 얘기가 있을 거야. 하고 열심히 탐독을 하다 이 작품의 광고를 보고는 정말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막상 이 책을 읽고 난 느낌은 그냥 그저그랬습니다. 처음엔 독자를 흡입하는 작가의 문장력에 끌려 들어가 정말 열심히 책장을 넘겼는데 끝이 너무 허전하게 끝나더군요.
누구나 한번쯤 나와 다른, 그러면서도 같은 나의 분신에 대한 생각을 해보곤하죠. 그리고 이런 이야기를 다룬 책들은 여러 권 있습니다. 송재찬선생님의 단편에서도 죽음의 세계에 나의 그림자가 존재하죠. 외국작품에는 더 많고요. 그런데 나온과 라온은 분신이라고는 할 수 없는 거 같아요. 결국은 먼저 죽은 쌍둥이 형제...
모과가 쓰러진 날 우리는 이 곳에 갇혀버렸다는 설정이 저에게는 신비한 뭔가를 꿈꾸게 했습니다. 그런데 그것에 대한 실마리가 풀리지 않은 채 그냥 이야기가 끝나버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엄마에 대한 이야기도요. 작가는 하나하나 말로는 다 설명을 했으니 이야기가 다 끝났다고 느꼈을 수도 있겠지만 판타지의 세계와 현실의 세계의 구분이나 들어가는 과정도 그렇고 계속 되는 방울소리 만으로는 판타지 적인 분위기가 너무 약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색다른 판타지를 쓰려고 한 기획은 정말 좋다고 생각했는데, 그리고 충분히 재미있는 이야기가 될 수 있었을 텐데 너무 짧게 끝나버려 아쉬움이 너무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