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과 열정사이 - Rosso 냉정과 열정 사이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아무래도 영화가 남자 주인공의 시점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솔직히 아오이에게는 그다지 정이 가지 않더군요.. 만약 이 Rosso를 읽지 않았다면, 그 싫은 감정 그대로 냉정과 열정사이란..제목을 떠올렸을 것입니다.

하지만 책을 읽고 보니, 아오이에 대한 제 생각은 180도 확 변했습니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아오이는 계속 중얼거립니다. 자신에게조차 제대로 진실을 고백하지 못하는 가엾은 아오이. 세상은 언제나 웃는 사람만을 반길 뿐, 약한 사람은 약하다고 도태시켜버립니다. 그래서 현대인들은 마치 홀린 듯이 강해지려고 자기 자신에게 주문을 겁니다. 하지만 결국 그것은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에 불과하죠. 결국에는 외부 세계에서 살아 남기 위해 하는 거짓말이 오히려, 자신을 외부로부터 단절시키고, 점점 사람을 내부로 침잠하게 만듭니다. 아오이의 거짓 중얼거림도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시작되지만, 마지막에는 그것으로부터 상처입게 됩니다.

소설의 마지막은 약간 모호합니다. 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도 그것을 인정하지 못하는지..그것은 자신에게 건 최면에 빠진 것은 아닐까요. 아오이를 싫어했던 감정은 이제는 동정하는 마음으로 변했습니다. 그것은 비단 아오이를 향한 것이 아니라 요즘과 같이 가면을 쓰고 웃는 사람들에게도 해당됩니다. 솔직하게 세상을 대하면 보다 덜 힘들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해 주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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