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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럴드 프라이의 놀라운 순례
레이철 조이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민음사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회사와 집만 오가며 생활하다 은퇴한 소심한 성격의 평범한 60대 노인 해럴드 프라이가 주인공이다.
책 소개글을 읽고는 주인공 해럴드의 외로운 노년 모습은 몇십년 후 나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책을 읽게 되었다.
은퇴 후 외롭게 지내던 해럴드가 암으로 죽어가고 있는 옛 여자 직장 동료 퀴니 헤네시로부터 작별인사 편지 한 장을 받은 후, 그녀를 만나기 위해 영국 남부 킹스브리지 자신의 집에서 북부 버윅어폰트위드에 있는 퀴니의 요양원까지 1000킬로미터나 되는 거리를 걷기 시작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는 그녀의 편지를 받고는 처음에는 답장편지를 우체통에 넣기 위해 집을 나섰다가 주유소 소녀로부터 암을 치료한 이모의 이야기를 듣고는 그대로 여행을 떠난다.
처음에는 해럴드가 무엇때문에 여행을 시작하는지 자세히 설명되어 있지 않다. 해럴드 자신이 퀴니를 만나러 가기위해 걷고 있다는 것을 퀴니가 안다면 퀴니가 죽지 않을 수 있다는 영화 속 이야기 같은 믿음을 가지고 그가 여행을 떠난다는 것만 알려준다.
단지 몇십년전 그녀가 갑자기 회사를 떠나게 되었는데 그 일로 인해 그녀에게 무슨 빚을 진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는 이렇게 시작된 도보여행 속에서 참 다양한 사연을 가진 여러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해럴드는 그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준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있을 때는 특별한 위로보다 누군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된다.해럴드가 바로 그렇게 경청과 배려를 통해 그들을 위로하고 힐링해준다.그러면서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아내와 아들과의 깊은 상처도 조금씩 치유가 되어간다.
헤럴드의 걷는 이야기를 읽다보면 내가 그와 함께 여행을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고 걷는 도중에 만나는 사람들과의 이야기는 잔잔하지만 내 마음속에 편하고 기분좋게 어루만져주는 느낌이 든다.
잔잔하게만 진행되던 이야기는 마지막 부분에 가서 밝혀지는 해럴드와 퀴니, 아내 모린의 이야기가 마치 스릴러 소설의 반전처럼 읽는 이의 감정을 크게 울려준다.
해럴드의 무모하지만 순수한 걷기를 통해 과거속의 자신과 수없이 만난다. 아픈 상처이기에 피해오기만 했지만 힘든 여정으로 몸이 힘들어지면서 오히려 자신의 아픔은 조금씩 치료가 된다.
여행은 사람을 성장시키는 참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400여 페이지의 이야기가 그렇게 지루하지 않았고 마지막에는 밝혀지는 그들의 마음속 이야기가 기분좋게 책을 마칠 수 있어 너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