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장례식장 직원입니다
다스슝 지음, 오하나 옮김 / 마시멜로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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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인 다스슝은 한때 현금수송차량 기사와 요양보호사로 일한 적이 있으며 현재는 장례식장에서 근무한다.

이 에세이는 장례식장에서 벌어지는 사건사고들을 담은 에피소드 모음집으로,

대만에서는 출간 즉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단박에 종합 베스트셀러 top10까지 올랐다.

장례식장이라고 하면 대부분 슬프고, 무겁고, 엄숙한 장면들을 떠오른다.

하지만 다스슝이 전해주는 장례식장의 얘기는 사람냄새가 나는 세계이다.

죽음이 모두에게 똑같을 수 없기 때문에 누군가의 죽음은 많은 사람들에게 슬픔으로 다가오고,

또 누군가의 죽음은 안타깝기도 하다.

죽은이를 뒤로 하고 남은 사람들도 다양하다.

죽은이의 가족이거나, 사랑하는 사람,

사람이 사망한것을 최초로 발견한 집주인 등

저마다의 사정과 남겨진 이들의 입장을 볼 수 있었다.

다만 궁금한 것은 왜 다들 목매는 방법을 선택했는가인데,

할머니 역시 젊은 시절 목을 매려고 했단다.

밧줄을 동그랗게 매달면 그 동그라미 너머의 세상이 달라 보인다고 했다.

마치 그쪽에서 누가 손짓하며 이렇게 말하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이다.

"이 동그라미 바깥에선 고생할 필요 없어. 매 끼니 걱정 안 해도 되고, 병으로 고통받지 않아도 돼."

p.136

할머니의 이런 말을 듣고, 고통스러운 현실에서 도피하기 위해 죽음을 선택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덤덤하게 죽음에 대하여 말씀하는 그 장면이 자꾸만 떠올랐다.

누군가는 가족들의 얼굴을 보며

죽음을 맞이 할 수 있지만,

인생이란 알 수 없는 일의 연속이기 때문에

자신이 어떠한 죽음을 맞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독거노인으로 살다가 백골이된

시신으로 발견된 이야기를 읽으며,

그 분은 자신이 그렇게 사망하리라고 생각이나 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다스슝의 이야기를 들으며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의 인생에 대해서 알 수 있었고,

사람들의 마지막을 책임지는 장례식장 직원분들의 노고에 존경과 감사를 느끼게 된다.

희노애락이 모두 담겨 있는 한 권의 블랙코미디 같은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만나보자.


"이봐, 젊은이. 치매의 가장 잔인한 점이 뭔지 알아?
가장 잔인한 건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한평생 살부대끼고 살던 사람이, 하루하루 나를 천천히 잊어가다가 어느 날 완전히 모르는 사람이 되는 거야.
봐봐, 내가 그렇게 사랑했던 사람인데 지금은 날 봐도 사랑은 커녕 내가 누군지도 모르잖아.
남편은 나를 잊어버렸지만 나는 아직 기억하고 있지. 이게 가장 잔인한 일이야." - P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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