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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외국어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진욱 옮김 / 문학사상사 / 199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하루키는 소설가이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하루키의 소설보다는 수필이 좋다.
그의 수필을 읽다 보면 그가 굉장히 성실한 사람이고 그 성실함이 그가 여러 훌륭한 소설을 쓰는데 기본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그의 초기 수필이다.
90년대 초반
제목은 슬픈 외국어이다.
그는 일본에서보다는 외국 생활을 즐기고 외국에서 주로 소설들을 쓰고는 한다. 이 책에서는 그가 왜 외국에서 소설을 쓰는지 그리고 3년간 미국에서 지내며 그가 바라본 미국 생활을 담아내고 있다. 그가 미국 생활이 얼마나 멋진지, 그리고 미국이 얼마나 위대한 나라인지를 이야기했다면 이 책은 그닥 멋진 책이 되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의 특유의 관조적인 어투와 풍부한 비유법으로 미국 사회의 이면을 포착해낸다.
"이 책에서 내가 진심으로 말하고 싶은 건, 자기나라말처럼 명백한 자명성이 결핍된 외국어에 둘러싸인 생활이 어떤 의미의 슬픔을 동반하지만 나는 늘 그런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보다 참된 그리고 순수한 내 자신에 의한 보다 인간적인 글을 쓰고 싶기 때문이다."
이국 생활이란 외로움과 슬픔을 동반하지만
이러한 결핍이 보다 자신에게 솔직해지고 창의적일 수 있음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많은 이들이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책을 읽고나니 일년 쯤 나를 아는 사람이 없는 곳에서 살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