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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강의 - 역사와 문학을 넘나들며 삼국지의 진실을 만난다!
이중텐 지음, 양휘웅 외 옮김 / 김영사 / 2007년 5월
평점 :
장판파에서 70명의 장수를 베고 유비의 가족을 구하는 조운.
충정을 다하며 신묘한 계책을 내는 제갈량.
어렸을 적 나의 영웅들.
나관중 저, 이문열 편역의 삼국지 속에 만들어진 이미지이다.
하지만 이중톈의 삼국지 강의는 진수의 삼국지, 배송지 주 삼국지를 통하여 1차 사료에 근거한 역사적 사실들은 보여준다. 이 사실들을 바탕으로 조조, 주유, 노숙의 가치를 재조명할 수 있었고 유비, 조운, 제갈량의 영웅담 중 상당 부분이 허구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1권 절반 정도의 분량을 할애하여 설명한 조조의 모습은 치세의 능신을 꿈꾸었으나 난세의 사랑스러운 간웅으로 남은 그를 삼국연의를 벗어나 사료들에 기초하여 바라볼 수 있었다.
남에게 치욕을 받았을 때, 조조는 절대 울지 않았습니다. 반드시 웃었습니다.
조조는 활달하고 명랑하여 기개가 높았고 성격이 좋은 영웅이었습니다.
농담을 좋아하고 농담을 잘하는 친구를 사랑했습니다.
조조는 도덕을 매우 중시여겼으나 도덕 지상주의자는 아니였습니다.
명성보다는 재주를 중시여겼습니다.
역사를 읽다보면 조조가 부하의 건의를 대하는 태도를 끊임없이 볼 수 있습니다. 그는 부하의 건의를 잘 듣고 실천합니다. 물론 듣지 않는 것과 따르지 않는 것도 있습니다. 그러다 후에 조조가 틀렸다는 것이 밝혀지면 그는 반드시 부하의 건의와 지적에 대해 반성하고 사과한 후 감사를 표했습니다. 반성은 대부분 울상을 지으면서가 아니라 웃으면서 했습니다.
그렇다면 나에게 중요한 것은
소설 속의 영웅인가? 역사적 사실인가?
보다 중요한 것은 사실이 아닐까 싶다. 실제 그들의 진실이 어떠하였는지 그 삶의 참 모습이 더 중요하고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천팔백년 전에 한 말은 사라졌지만 그들이 실제로 한 말과 문장들을 기억해두고 싶다. 하지만 사마천의 사기 열전은 지루하다. 의미를 천천히 담을 수는 있지만 먹기 힘든 과일을 먹는 느낌이다. 삼국지의 영웅들에는 그러한 의미를 담을 필요가 없다. 그들은 이미 나에게 영웅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소설 삼국연의의 힘이 아닐까 싶다. 문학 속에 이미지는 매혹적이고 사실을 뛰어넘어 강력하다.
조만간 삼국연의를 다시 읽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