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까마귀 SF가 우릴 지켜줄 거야 3
박지안 지음 / 허블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구독자수 80만 명을 거느린 게임 유투버 주노는 과거조작 논란에 휩싸이며 추락한다. 그런 그에게 방송국에서 VR공포게임 생중계 제의를 받고 여론반전을 위해 수락한다.

그 VR게임은 다른 게임과는 달리 유저의 무의식 속을 파고들어 공포의 근원을 건드리는 사이코 호러 게임이다. 아무에게도 말 한 적이 없었던, 곤충공포증을 가진 유저는 게임 속에서 곤충 떼에 휩싸이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왕따를 당했고 절친한 친구가 자살했다는 과거를 말했던 주노는 그 트라우마를 이겨낼 수 있을까? 그 과거는 정말 진실일까 조작이었을까?


책 제목 하얀까마귀는 그리스 신화에서 가져왔다.

아름다운 휜 깃털을 가진 아폴론의 심부름꾼이었던 까마귀는 한눈을 팔다 그만 늦어버렸고 이유를 추궁하던 아폴론에게 그의 아내가 간통을 했다고 거짓말은 한다. 까마귀의 말만 믿은 아폴론은 아내를 죽이고 나중에 진실을 알게 되자 까마귀를 까맣게 태워죽인다.

그 뒤로 모든 까마귀의 깃털은 검은색이 되어버렸다고 한다.

미움 받고 싶지 않았던 까마귀의 거짓말은 결국 한 사람을 죽게 만들었다. 



책의 저자는 학창시절 만화를 전공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게임 속 괴물들의 생생한 묘사가 대단했다.

정말 이런 게임이 있다면 나는 도전할까?

내 잠재의식에 있는 공포가 무엇인지 가늠도 안 되기에 무엇이 등장할지도 모르겠다. 이런 게임을 플레이 하는 직접적이고 과격한 방식이 트라우마 극복에 도움이 될는지. 오히려 한 단계 심해질 듯하다.


이야기는 게임 속과 과거를 이리저리 옮겨 다녔지만 헷갈리지 않았고 오히려 마지막까지 빠져들게 만들었다.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할지 결말을 예측할 수 없었다.

무더운 여름날 잘 어울리는 서늘한 스릴러였고 이번 시리즈 중 가장 드라마가 기대 되는 단편이다.


과거를 기억 못 하는 이들은 과거를 반복한다.
-조지 산타야나(George Santayana)
- P26

조작 논란이 일어 난 뒤, 그녀는 저장해놓은 댓글들을 읽으면서 스스로를 위로했다. 당신을 믿는다는 말, 사랑한다는 말은 마음속 창고에 아무리 가득 채워도 뒤돌아서면 바람에 흩어져버리는 모래더미와도 같았다. 주노는 매일같이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들고 나가 사람들의 칭찬과 위로를 쓸어 담는 청소부나 다름없었다. - P25

너희들은 선과 악이 만화영화나 드라마처럼 쉽게 구별된다고 믿고 있지만 현실은 절대 그렇지 않아. 특히 스스로를 착하다고 믿는 사람일수록 거짓말을 잘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 왜냐하면 ‘선하다’라는 말을 ‘타인을 의심하지 않는다’라는 의미로 잘못 해석하기 때문이야. - P40

거짓말을 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내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마저 잊어버려야 한다는 것을. - P100

거짓말은 사람을 죽인다. 그 다음에 진실이 무슨 소용이 있는가 ?
-에르만
- P12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