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사이언스 - 불확정성의 시대를 살아가는 모두를 위한 생명과학
요시모리 다모쓰 지음, 오시연 옮김 / 이지북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생명의 기본은 세포다. 다시 말해 세포를 이해할 수 있으면 인간의 몸과 유전자, 질병 이것들의 미래까지 이해할 수 있다.

(...중략...)

생명과학의 다양한 분야 중에서도 지금 가장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오토파지를 이해함으로써 세포와 질병에 대한 연구의 최전선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이해할 수 있다.

이 책은 2016년 오토파지라는 주제로 노벨상을 수상했던 오스미 요시노리 교수의 연구소에서 협력하여, 현재 오사카대학에서 생명과학 연구를 하고 있는 요시모리 다모쓰의 저서이다. 생명과학과 바이오 기술이 미래의 유망 기술로 떠오른 만큼, 생명과학에 많은 관심이 있거나 "오토파지"라는 개념에 대해서 처음 들어본 사람이라고 한다면 한 번 쯤 꼭 읽어볼 만한 저서라고 볼 수 있다.필자는 과거 크리스피 유전자 기술이나 텔로미어에 관련된 책은 몇 번 읽었지만, "오토파지"에 대한 개념은 전혀 들어보지도 못하였고 생소했기에, 눈여겨 보고 이 책 리뷰를 하게 되었다.

요시모리 다모쓰는 자신이 연구한 오토파지라는 개념과 생명과학에 대해서 설명하기 전에 먼저 "과학적 사고"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소개한다. 프롤로그에서 현상 자체를 이해하려고 하기보다는 그 뒤에 존재하는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만큼, 어려운 수치적인 내용이 들어있지 않다. 하나하나 간단하고 쉽게 되짚어서 설명해보도록 하겠다.


참고로 100퍼센트 진실에는 도달하지 못하지만 '진실이 가까이 갔음'을 알아차릴 수는 있다. 진실이 가까워지면 그 가설을 이용해 여러 현상을 설명하거나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략..)

과학은 가설을 차곡차곡 얹어가며 우리가 느끼는 세상을 몇 천배 몇 만배, 아니 무한대로 넓힌다. 우리는 과학의 눈으로 모래처럼 작은 세계도 무한대로 넓은 세계로 확장하여 바라볼 수 있다.(...중략...) 과학은 진실 여부를 판별하는 편리한 기구가 아니라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행위이다.

이 책에서 제일 처음 소개하고 있는 과학적 사고는 간단히 말하면 "사고를 하는 기초가 되는 것이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자세"를 의미한다. 단 과학적 사고라고 하면 보통 "무엇이 옳은지 규명하거나, 진리를 분명히 드러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실상은, 아무리 하나의 정답을 추구하고자 하더라도 그것이 정말로 옳은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불가능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에 보통의 과학적 사고는 가설을 세우고 그 결과를 예상한다. 그리고 그것을 실험과 관찰을 통해 검증한다. 그 예상이 맞으면 가설의 확실성이 높아진다. 이것이 과학적 사고 기법 중 하나이다.

그리고 과학적 검증은 단순히 관찰만 하는 게 아니라, 실험과 검증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 그리고 과학적 검증에서 가설을 명확히 증명하려면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증명할 수 있어야 하는데, 만약에 만약에 A 유전자를 제거했을 때 B 유전자가 사라지면서 쥐가 죽는 것을 단순히 확인한 것은 상관관계이지만, B유전자를 제거한 쥐가 죽은 것까지 확인한다면 그것을 B유전자와 쥐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때 비교하는 대상이 없는, 즉 대조군이 없는 실험은 잘못된 것이며, 부정한 연구의 대표적인 기준이라고 할 수 있는 날조, 변조, 표절을 저지른 사람은 과학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이 외에도 학술지에 있는 학문들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며, 잘못되었거나 오류가 있는 가설은 재현실험을 통해 수정과 고민을 거쳐서 과학을 발전이 발전함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오토파지는 간단히 말하면 세포 속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오토파지가 어떤 원리의 시스템이며 어떤 역할을 하는지 배우는 것은 현 단계에서의 노화와 수명에 관한 최신 정보를 입수하는 것이다.

오토파지가 뭐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나는 '세포 속에 있는 물질을 회수하여 분해하고 재활용하는 현상'이라고 답하겠다. 오토파지는 세포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작용을 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오토파지 덕분에 어제도 오늘도 변함없는 몸으로 살 수 있다.

1장에선 과학적 사고에 대해 알아봤다면 2~3장은 생명과학의 기초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다만 필자는 4장과 5장에 걸쳐져 있는 의 오토파지와 수명 연장에 관한 내용만 여기에서 핵심적으로 밝힌다. 2~3장에서는 세포의 구조, DNA, 병에 걸리는 경우, 집단 면역 등 다양한 이야기들을 교양의 관점에서 단문으로 명료하게 소개 되어 있으니 나중에 궁금하다면 꼭 한 번 읽어보길 바란다. 오토파지(autophagy)는 그리스어에서 비롯되어 스스로(auto) 먹는다(phagy)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한국어로는 "자가 포식"이라고 부른다. 오토파지(autophagy)라는 개념은 1960년, 세포의 구조 연구를 통해 1974년 노벨상을 받은 크리스티앙 드 뒤브라는 벨기에 과학자가 처음 알렸지만, 오토파지의 과정을 정확히 밝혀낸 것은 이 책의 저자인 요시모리 다모쓰와 함께 연구했던 오스마 요시노리 교수(2016년 노벨상 수상)가 액포라는 기관을 연구하면서 찾아냈다.

오토파지는 교통망의 일종이다. 전체 진행 과정을 살펴보자면, 오토 파지격리막이라는 평평한 막을 형성하고, 이것이 늘어나면서 형태를 바꾸어 그 주변에 있는 단백질 등을 감싼다. 격리막은 그것들을 감싸면서 구형이 되도록 형태를 바꾸어나간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막이 닫히고 항아리에서 주머니 모양의 봉지가 되어 항아리 모양으로 변한다. 이것을 자가포식소체라고 한다. 그 뒤 이것들을 리소좀까지 운반하고, 자가포식소체와 리소좀이 서로 결합하여 최종적으로 자가 리소좀이라는 일종의 봉지가 된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오토파지라고 한다. 그리고 이 리소좀이라는 세포 소기관에서, 주워 모은 것들을 모두 분해하는 소화 효소가 들어 있어서, 단백질이 자가 리소좀에서 분해되어 아미노산이 된다. 그리고 이 아미노산은 작은 구멍을 통해 밖으로 배출되어 재활용되어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런 오토파지가 운영되고 있는 이유는 총 세 가지이다.

1. 기아 상태가 되었을 때 세포의 내용물을 오토파지 기능으로 분해해 영양원으로 삼는다.

2. 세포의 신진대사를 한다.

3. 세포 내의 유해물질을 제거한다.

오토파지의 첫 번째 역할을 가장 기본적인 역할이며, 오토파지 기능이 멈추도록 한 쥐를 하루 굶겼더니, 심각한 저혈당의 상태로 죽었다는 실험 결과가 나오면서 오토파지에 의한 영양 공급이 무척 중요하단 점을 일깨웠다. 특히 갓 태어난 쥐가 오토파지를 할 수 없으면 24시간 내에 반드시 죽는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갓 태어난 생명체에게 오토파지가 무척 중요하다는 사살이 밝혀지며 더욱 오토파지가 부각되었다 . 두 번째 역할인 신진대사에서 더욱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는데, 오토파지는 낡아서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쓰레기만 주어모으는 게 아니라, 그 주위에 있는 오래되었든 새것이든 상관없이 회수해서 부순다. 신진대사는 항상성을 유지하는 근간인데,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오래되지 않은 것조차 굳이 다시 부순다는 사실 자체가 흥미롭다. 마지막으로 오토파지는 세포에 유해할 물질이 나타나면 그것을 적극적으로 격리하여 부수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자면 세균들이 리소좀에 구멍을 뚫어 상태를 악화시키면 오토파지가 리소좀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 바로 제거해 버리는 혀태다.

면역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지면 면역이 없는 사람들 주위에 면역을 보유한 사람들이 증가한다. 이것이 일종의 벽을 형성해 면역이 없는 사람도 그 벼원체에 감염되지 않게 된다. 쉽게 말하면 이것이 집단 면역이다.

(...중략..)

신형 코로나 바이러스가 이제까지 알려진 바이러스와 다른 성질을 가진 것이 원인이 아닌가 생각한다. 연구가 더 진행되어야 확실히 알수 있겠지만 다음과 같은 것을 꼽을 수 있다.

1. 신형 코로나 바이러스는 면역이 생기기 어려울 수도 있다. 감염되어도 면역이 생기지 않거나, 면역력이 약하게 생기는 사람이 많으면 '벽'이 형성되지 않는다.

2. 감염이 대단히 불균일한 점도 관계까 있을지도 모른다. 자신은 감염되었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옮기지 않는 사람이 있고, 한 명이 많은 사람에게 옮기는 경우도 있다. 이런 사람이 벽의 틈새를 빠져나가면 감염이 급증한다.

이 저서에서 요시모리 다모쓰는 집단 면역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기존의 바이러스와는 무언가 다르다는 것을 저자의 추측을 통해 설명을 이야기하고 있다. 후일 코로나 바이러스가 완전히 정복되면 과연 우리는 이 바이러스에 대해서 어떤 분석을 하고 결론을 내릴지에 대해서 무척 궁금해졌다.

이러한 오토파지는 나이가 들수록 점점 활동하지 않게 된다 . 오토파지가 어떤 식으로 활동을 멈추는지는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고지방식을 하면 루비콘이 늘어나 지방간이 된다는 결과"와 "루비콘이 없는 쥐는 고지방식을 먹어도 오토파지 기능이 줄어들지 않는다"라는 실험 결과를 통해 오토파지가 줄어드는 데에 루비콘이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밝혀내었다. 또한 나이를 먹을수록 루비콘이 증가하여 오토파지의 기능이 약화되는 사실 역시 추가로 알아내었다. 그리고 여러 실험을 통하여 오토파지 기능이 칼로리 제한, 인슐린 신호 억제, 세포의 증식과 대사를 조절하는 TOR 신호 억제, 생식세포 제거,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도록 하는 미토콘드리아 억제 수명과 관련된 역할에 밀접한 영향을 끼치는 것까지 밝혀졌다. 특히 리비콘을 없앤 선충과 파리의 수명이 오토파지를 활발하게 작용해 평균 수명의 20퍼센트가 증가하고 루비콘을 없앤 쥐가 신경 변성 질환에 잘 걸리지 않는 것까지 밝혀내면서 결과적으로 루비콘을 억제하면 신경 질환이 오지 않도록 하고 노화를 멈추게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까지 밝혀졌다. 다만 암세포와 같은 경우에는 유감스럽게도 오토파지가 활성화될수록 암세포가 더 잘 활동하게 되므로 암에 걸렸다면 오토파지를 중단시키는 편이 훨씬 낫다.

그리고 이 책의 결론으로, 오토파지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좀 적은 듯이 먹고 운동하며 기름진 음식을 피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여기에 조금 특이한 요소를 소개하자면 레드 와인에 들어 있는 레스베라트롤이 오토파지를 활성화하고, 인과관계가 확실하지 않지만 수명을 연장시키는 장수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콩과 발효 식품에 오토파지를 활성화시키는 스퍼미딘이 오토파지를 활성화하고 심부전 예방 효과가 있으며, 대표적인 음식으로 "낫토, 된장과 간장, 숙성된 치즈, 표고 버섯 등 버섯류"이 있다 . 콩과 된장찌개, 간장이 들어간 음식을 자주 먹는 한국인이 비교적으로 다른 나라 사람보다 오래 살 수 있는 있는 걸까 싶기도 하다.

사실 이 책이 참 소개할만한 생명과학 이야기가 많다. 연구원들의 실제 연구를 통해 벌어지는 일들이나 그 사이에서 벌어지는 알력 다툼이나 경쟁라던가, 연구 벤쳐 기업, 논문 이야기, 집단 면역 등 생명 과학이나 연구에 관해서 궁금한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궁금할만한 이야기 보따리들이 많이 있다. 한 챕터마다의 페이지가 짧고 간결하게 설명되어 있기 때문에 한 눈에 내용을 이해하기는 쉽지만, 설명하고자 하는 요소는 방대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금방 읽겠다 싶었음에도 생각보다 완전히 이해하면서 다 읽는데 시간이 걸리는 책이었다. 그 만큼 흥미진진했다는 이야기이도 하다. 또 "오토파지"라는 개념을 그 어떤 다른 책보다도 명쾌하고 간단하게 설명해 주기 때문에, 노화와 생명에 관해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의 서평을 마치도록 하겠다.

문화 충전 200 카페 서평단에서 책을 제공받고 작성하였음을 밝힙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