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잘 지내니? - 열일곱, 열여덟, 열아홉 그 어떤 꽃보다 아름답고, 보석보다 빛나는 사람들
조용우 지음 / 달꽃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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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얘들아! 잘 지내니?

얘들아! 잘지내니? (우측 도서)

교사로서의 나의 삶을 돌아볼 수 있게 해준, 지침서와 같은 소중한 책

저자: 조용우

출판사 : 달꽃출판사

내가 땅끝에서부터 너를 붙들며

땅 모퉁이에서부터 너를 부르고 네게 이르기를

너는 나의 종이라

내가 너를 택하고 싫어 버리지 아니하였다 하였노라

두려워 말라 내가 너와 함께함이니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니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 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

개역개정판 이사야서 장 9절로 10절

-얘들아! 잘 지내니?중에서-

 

내가 요 근래 읽었던 책들 중에 가장 나의 심금을 울린 책이었다. 저자는 서울예술고등학교에서 평교사, 학생부장, 교무부장, 교감을 거쳐 다시 평교사로 정년퇴직을 한 조용우 선생님이시다. 서울예술고등학교에 30년 가까이 근무를 하면서 미술부, 음악부, 무용부 학생들을 가르치고 아이들과 함께한 모든 순간순간이 책 안에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고3 담임을 무척이나 많이 맡으며 아이들의 입시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신 조용우 선생님이셨다.

500페이지에 달하는 책을 내가 집중해서 한순간에 다 읽을 수 있었던 이유는 아마, 나 또한 저자처럼 교사이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들 그리고 학생과 학부모와의 대립과 갈등 그리고 행복한 순간들이 너무도 공감이 갔다. 물론 나는 초등학교 교사이고, 이 분은 중등학교 수학교사이지만 말이다. 초등학교는 입시와도 거리가 멀어서 온전히 책의 내용을 모두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말이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조용우 선생님의 학생들에 대한 사랑과 애정이 정말 감동적이라는 것이며 닮아야 한다는 것이다.

조용우 선생님께서 학교에 근무했을 당시는 지금 세대와는 매우 달랐다. 촌지라던지 부정청탁이 일쌈는 세대였다. 하지만 조용우 선생님은 모든 그런 것들을 무시하고 오로지 공평하고 공정하게 교사생활에 임하셨다. 이 책을 읽으며 '와..진짜 이런 사건이 벌어지기도 하는구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비슷한 학부모님들(적반하장이거나,막무가내이거나)을 본 적도, 들은 적도 있어서 공감이 가기도 했다. 또한 그 과정에서 조용우 선생님께서 얼마나 힘드셨을지도 가히 공감이 갔다.

서울예술고등학교는 내가 나온 인문계 고등학교와 확실히 다르다. 하지만 나는 그 학교 사정을 잘 몰랐기 때문에 그저 짐작만 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난 후에 '예술고등학교'와 '예술인','예술분야' 등에 대해 정말 많이 알게 되었다. 또한 조용우 선생님께서 지금까지 교사생활을 하며 만났던 여러 학생들의 이야기가 많이 등장하는데 정말 감격스러운 이야기들도 많았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조용우 선생님의 용기가 되는 응원을 받고 자신감을 갖고 자신들의 꿈을 이루었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새삼 반성하게 되었다. 나도 아이들과 하루하루를 같이 하는데 요새 들어서 아이들에게 관심도 없고, 그저 안일하게 생활했던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용우 선생님께서는 어떻게 하면 모든 아이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주며, 아이들이 용기를 잃지 않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지 부단히 고민하셨다. 그러한 모습을 보니 교사로서 나도 더욱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다. 학생들을 사랑하는 선생님의 마음이 책장 너머로 나에게까지 스며들었다. 한편의 영화처럼 조용우 선생님의 일생이 이 책안에 온전히 담겨 있는 듯 했다. 수많은 수십년의 교직생활과 그리고 조용우라는 한 사람의 인생이 너무나도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한번도 뵌 적 없는 분이지만 이 책을 읽으며 정말 학생들이 훌륭한 스승님을 만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주변에도 조용우 선생님과 같은 선생님이 많이 계셨더라면 정말 감사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너무 슬펐다. 조용우 선생님께서 가장 아끼던 친구와, 그 친구의 여동생과 결혼을 하여 얻은 그 아내 분이 하늘나라로 갔다는 것이다. 너무나도 안타까운 일이다. 조용우 선생님께서 얼마나 아내분을 사랑하셨는지가 매우 잘 느껴졌기 때문에 더욱 마음이 좋지 않았다. 얼마나 힘드셨을지, 얼마나 그리우셨을지 말이다.

이 책은 조용우 선생님이라는 사람의 한 일생을 함축해 담아낸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서울 예술고등학교에서의 수많은 일들, 학생들과의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읽으며 어떨 땐 피식 웃기도 했고, 어떨 땐 화가 나기도 했으며, 어떨 땐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나도 내 제자들에게 좋은 스스으로 기억될 수 있을까? 교사로서의 나를 한 번 더 되돌아보는 기회를 갖게 된 것 같다. 지금 나는 교사 3년 차이다. 나름대로 학생들을 위해, 학교를 위해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으나 조용우 선생님을 뵈니 그동안 나의 노력이 정말 작았음을 깨달았다. 온전히 처음부터 끝까지 그리고 하루의 시작과 끝까지 학생들이 잘 되기를 바라며 도움을 주신 저자를 정말 본받고 싶고, 본받아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이렇게 교직생활의 이야기를 책으로 남겨두는 것도 매우 뜻깊고 보람찰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회가 되면 나도 나의 교직생활의 모습을 한 권의 책으로 남겨보고 싶다. 아이들과의 이야기가 너무도 아름다울 것 같다. 얘들아, 잘 지내니? 라는 책의 제목처럼, 조용우 선생님께서 당신이 가르치신 제자들을 궁금해 하듯, 나도 내가 가르쳤던 제자들에게 오랜만에 안부를 물어본다.

 

히든미션(인상깊은 구절)필사

                                    

이 구절은, 내가 나의 제자들에게 그리고 앞으로 나의 제자들에게 해주고픈 말이기도, 물음이기도 하다. :)

*이 서평은 달꽃 출판사에서 책을 지원받아 남기는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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