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귀의 1초 인생 기린과 달팽이
말린 클링엔베리 지음, 산나 만데르 그림, 기영인 옮김 / 창비교육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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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목부터 나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던 책이다. 방귀에게 인생이 있다니, 엄청난 상상력을 가진 제목이었다. 그리고 딱 제목을 듣자마자, 어릴 때 붙여진 나의 별명이 떠올랐다. 어릴 때 방귀를 많이 뀐다고 아빠께서 지어주신 별명인데 바로 '뽕'이다. 여하튼, 그렇게 나의 어릴 적 기억을 떠올리며 책의 첫장을 넘겼다.

방귀에게도 짧지만 인생이 있다. 삽화에서 보이는 모든 사람들의 모습에 빼놓을 수 없는 방귀가 보이는데 너무 웃겼다. 방귀도 다 같은 방귀가 아니라, 상황에 따라 그리고 누가 뀌는 방귀인지에 따라 다른 이름이 지어진다는 것도 정말 독특했다. 알프스 산 타는 사람이 뀐 방귀의 이름은 '모험가 방귀', 올림픽에 참가한 방귀는 메달을 받지 못한다는 것,우유를 마시고 뀐 방귀가 하늘의 갈매기와 함께 만드는 여행 , 우주방귀 등 너무나도 다양하고 재미있는 방귀들이 등장한다. 또한 삽화들도 상상을 뛰어넘는 그림들로 그려져 있고, 중간중간 계속 방귀를 표현한 연기 그림이 보여서 더욱 실감났다.

방귀는 남녀노소 불문하고, 착하거나 나쁜 사람을 불문하고 누구나 모두 뀌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런 자연스러운 생리현상인 방귀를 뀐다고 해서 부끄러운 것이 절대 아니다. 설사 방귀냄새가 지독하더라도 말이다. 이 책은 우리가 부끄럽게만 생각했던 방귀의 존재를 고귀한 존재로 만들어주고 있다.

1초만에 뀌고 사라져버리는 방귀이지만, 그들도 그들 나름대로의 삶이 있음을 알려주는 책이다. 그리고 그 삶이 매우 가치롭다는 것도 말이다. 책을 읽을 때 마다 공감가는 부분이 많아서 웃으면서 읽었던 것 같다. 아이들과 부모가 같이 읽으면 참 좋을 책이다. 아이들도 책을 읽으며 까르르 까르르 웃을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어른들도 말이다.

방귀, 지독한 냄새를 풍길 때도 있지만 우리 몸의 신진대사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존재이다! 우리 모두 방귀를 놀리지 말고 칭찬해주자. 방귀에게도 의미있는 인생이 있음을 보여준 상상력 풍부한 이 책에 고마움을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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