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경지에 오른 전문도박사를 일컫는 은어 <타짜>. 은혜와 원한, 복수 그리고 최고 고수들의 생사를 건 대회전, 이 모든 것이 중국의 무협소설을 방불케하는 현대판 심리전 화투의 승부세계다. 2시간여를 조금도 지루하지 않게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처리한 감독의 솜씨도 나무랄데 없거니와 각각의 특징있는 캐릭터를 살아 숨쉬는 듯 연기한 출연자들의 움직임은 손이 눈보다 빨라야 한다는 그들 세계를 멋지게 재현하고 있다. 다만 도박판의 꽃이요 설계자인 정마담이 왜 전설의 타짜인 평경장을 제거해야만 했는가 하는 대목에서 본인이 밝히는 이유만으로는 약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어떻든 이 영화를 계기로 출연자인 유해진을 포함한 주연급 연기자들이 우리 영화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리매김 하는데 조금도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