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흐른다. 절대로 거꾸로 흐를 수는 없다.그러나 <시간>을 보고 있노라면 시간의 선형성에 의구심을 가지게 되는 것은 무슨 연유일까? 성형외과를 나서는 여인과 행인이 부딪치는 해프닝은 극의 처음과 마지막을 똑같이 묘사하면서 시간의 비선형성 또는 동시성의 가능성을 시사하는게 아닌가. <시간>은 요즘 만연하고 있는 외모지상주의와 젊은이들의 성급한 권태감을 강력한 카리스마를 휘두르는 성형외과 의사의 입을 통하여 경고하고 있다. 이것은 다소 부드러워진 13번째 작품을 내놓으면서 연출자가 현세태에 외치는 은유적인 비판으로도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