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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산주의라는 로맨스 - 사로잡힌 영혼들의 이야기
비비언 고닉 지음, 성원 옮김 / 오월의봄 / 2024년 11월
평점 :
비비언 고닉의 에세이 3종을 읽고 강렬한 제목에 이끌려 장바구니에 넣어져 있었던 책. 평소 읽으며 작가의 문체며 이야기며 참 강렬다 생각했는데, 공산당을 주제로 한 이 책은 제목만큼이나 내용이 강렬했다.
심지어 1970년대에 쓰여진 이야기라니..
읽으면 읽을수록 자극적인 소재인 ‘공산당‘을 주제로 고닉은 쓸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유년 시절부터 부모의 영향으로 집에 공산단원들이 드나들며 어떤 사안을 주제로 토론을 하지를 않나, 청소년기 시절 생각이 꽃이 필 즈음 노동청년연맹에 가입하여 공산주의 사상을 배우기도 한다.
다만 고닉은, 그 공산주의 사상에 무턱대고 빠지는 것이 아닌 타인의 입장을 고려해 써내려 가며 자전적으로 풀어냈다. 저자를 이해하며 한장 한장 넘길수록 노출된 환경에 의해 섬세하고 예리하게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자극을 제공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의 공산당은 소련의 자금적 지원을 받아왔기에 그들의 사상, 행보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었는데 이 영향은 미국 내의 행보에서도 어두운 면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렇기에 사회적 지탄을 받을 수 밖에 없었던 ‘공산주의자‘를 단면이 아닌 인간적인 이해를 통해 진실한 면모를 밝히는 듯 했다.
“정확히 말해 이들은 어째서 공산당에 가입했을까? 어째서 남아 있었을까?
어째서 떠나지 않았을까? 공산당원이던 시절 그들의 삶은 어땠을까?“ p.60
왜 로맨스라는 단어를 제목에 붙였을까, 거듭 생각해 보았다. 고닉은 공산주의 당원이었던 자들의 한 시대에 이데올로기를 단순히 저버리는 것이 아닌 열정을 통해 자신들의 길을 걸어왔던 사람에게 집중했던 것이다.
로맨스는 사랑하는 사람의 이야기, 현대 사회에선 사랑 이야기를 다루는 장르 중 하나다. 한 이념에 꽂힌 인간에 대한 열정과 그 이념을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을 포착하여 독자들에게 이야기를 전하고 팠던 걸지도 모른다.
한국사회에선 ‘공산‘이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 자체도 부정적이다. 민주주의 국가인 미국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이 드는데, 이런 생각을 가진 나같은 독자에게 새로운 시사점을 안겨주는 책이다.
다만 이 이념은 사회의 어떤 시대를 타고나냐에 따라 신 같은 존재가 될 수도 있고, 반역이 될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비비언 고닉은 대단한 저널리스트이자 저자라고 생각이 들며, 과연 ‘정치‘는 무엇일까 생각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