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람쥐의 위로
톤 텔레헨 지음, 김소라 그림, 정유정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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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8
다람쥐는 이따금씩 자기 안에서 느끼는 아픔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콕 집어 어디가 아픈지는 절대 알 수 없었다. 뭔가 울적한 아픔이었다고 생각했다. 그런 아픔도 터무니없는 것일까?

P85
"우리도 언젠가는 끝날 거라고 생각하니, 다람쥐야?" 한 번은 개미가 이렇게 물었다.
다람쥐는 놀라서 그를 쳐다보았다.
"그러니까 파티가 끝나거나 여행이 끝나는 것처럼 말이야." 개미가 덧붙였다.
다람쥐는 상상할 수가 없었다.
"도대체 우리가 어떻게 끝나야 한다는 거니?" 다람쥐가 물었다.그러나 개미도 알지 못했다.

P88
둘은 중요하지 않은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다람쥐는 그런 소소한 이야기들을 제일 나누고 싶었다. 어떤 소소한 이야기는 갑자기 아주 중요해질 때도 있었고, 또 금방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아질 때도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이야기는 36번째 이야기. 개미와 다람쥐가 편지를 주고 받는 이야기였다. 평소에도 개미와 다람쥐가 편지를 주고 받고는 하는데, 자작나무 껍질이 꽉 차 버려 편지 내용을 다 채우지 못하고 이름조차 써넣을 수 없었는데도 개미는 신기하게도 이 편지가 다람쥐로 부터 온 편지라는 것을 알고 답장까지 보낸다. 답장을 받자마자 자신이 보낸 편지인 걸 알아채는 개미가 너무 고마운 다람쥐다.

귀여운 동물들이 등장하는 가벼운 동화 소설이라고 생각했는데 읽다보면 중간중간 철학적이고 생각할 거리들을 던져준다. 의사였던 톹 텔레헨은 딸에게 이야기를 지어 들려주다가 동화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중간중간 등장하는 삽화들도 너무 귀여웠다. 고민이 있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같이 이야기 해 주는 다람쥐가 너무 따뜻하고 내 친구이면 좋겠다란 생각도 해봤다. 최근에 읽은 브라운의 완벽한 고백에서 브라운이 떠오르기도 했다. 다람쥐의 따뜻한 위로 잘 받은 듯 🥰

같이 읽어보면 좋을 책 : 브라운의완벽한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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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져도 상처만 남진 않았다
김성원 지음 / 김영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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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1 팩트체크가 아니라 공감
심리학자 하인츠 코헛은 공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어떤 관계를 통해 진정한 공감을 얻으면 '심리적 산소'(psychological oxygen) 을 공급받는다고 했다. 나는 이 표현을 좋아한다. 나에게 공감해 주지 않는 사람들 사이에서 오랫동안 생활하다 보면 꼭 질식할 것 같은 위기가 찾아왔다.

SNS를 보다 보면 요즘에는 큰 금액을 지불하고 모임을 가지는 멤버십 형태의 채널이나 회사가 많이 보인다. 일상생활에서 얻지 못하는 심리적 산소를 공급받기 위해서, 진정한 공감을 얻기 위해서 그러한 모임에 가입하는 거겠지? 공감대가 형성되기 쉽지 않으니... 그런 것 보면 나는 조금 행운인지도? 동네 친구들의 관심사가 너무나도 비슷하기에! 영화를 좋아하는 모임은 좀 가보고 싶다!

P96 여백에 대한 공포
구스타브 클림트의 풍경화에는 무시무시할 정도로 여백이 없다. 그 그림들을 보면 '호로 바쿠의 (Horror Vacui)라는 표현이 떠오른다. '여백에 대한 공포'라는 이 표현은, 중세 수도사들이 필사하던 책의 여백에 빽빽하게 그려 넣은 반복적인 문양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나도 여백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림을 그리던 필사를 하던 종이에 꽉 찬 그림을 좋아하는데, 중세 시대에도 이런 사람들이 많았다니. 그래서 클림트 그림들을 좋아하나?

P130 감사하는 마음은 감사할 수 있는 일들을 만든다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면 변화가 생긴다. 처음에는 스마트폰에 짧은 감사일기를 적어보는 것도 좋다.

감사하는 마음. 요즘에 많은 사람들이 이전의 일상이 얼마나 감사했던 것들 투성인가 느낄 것 같다. 나 또한 그렇고!

P153 이브와 함께 해변의 노을을 봤다
그래서 이브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이브가 바닷가에서 뛰놀 수 있게 해줘야겠다'라고 생각하며.

암인 줄 알았던 이브. 천만 다행히도 아니었지만. 나도 리코가 어렸을 때, 계속 토하고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축 늘어져 있던 날, 병원에 데리고 갔다. 피검사하고 정밀검사까지 하고 결과를 받으려면 며칠 걸리는데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의사의 말에 겁먹고 동생과 엄청 울었던 기억이 있다. 물론 리코는 여전히 밥 달라고 야옹야옹 거리면서 잘 지내고 있다. 고양이는 여행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책을 읽으면서 '오늘도 위위' 영화가 떠오르기도 했다.

P177 멈추지 않는 행복 회로, 덕질
덕질하는 대상에는 한계가 없다. 전국의 빵집을 돌아다니는 사람도 있고, 전국 아파트 단지의 사진을 찍는 사람도 있다. 특별한 순간을 선사한 영화, 애니메이션, 음악, 동물 덕질은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다. 덕질에 빠져드는 이유는 고립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이다. 우리는 누군가를 그리워하기 때문에 덕질에 몰입한다.

의외로 연예인 덕질은 빠져본 적이 없다. 현실적인 거리감 때문인지 오히려 카페, 빵집 이런 것들에 더 관심을 두었던 것 같다. 요즘엔 찬실이에 빠져있지만! 누군가를 그리워하기 때문에? 고립감에 벗어나기 위해? 라기보다는 그저 좋으니까, 응원하고 싶으니까! 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란 생각을 했다.

P186 영화광은 앞자리에 앉지요
극장에서 앉은 자리에 따라 성향을 분석한 글을 외국 사이트에서 본 적이 있다. 앞자리에 앉는 사람은 '영화 마니아'라고 했다. 극장의 앞자리에서 영화를 보면 스크린 밖의 검은 부분이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래서 자신이 영화 안에 들어가 있는 듯 느껴지기에 쉽게 몰입할 수 있다.
몇 년 전에 용산 CGV에 일주일에 한 번씩 특별히 보고 싶은 영화가 없어도 매주 목요일에는 극장에 가서 아무 영화나 봤다. 매번 세 번째 줄에 앉았다. 화면 밖의 세상은 보고 싶지 않았으니까.

매주 목요일은 새로운 영화들이 개봉하는 요일이니 작가분은 무작정 가서 아무 영화나 골라보았던 모양이다. 외국에서는 앞자리에 앉는 사람은 영화 마니아구나. 한국은 뒷자리가 좋다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 언제부턴가 앞자리 좌석 가격이 낮아졌기에... 나도 앞 좌석을 좋아하는데! 스크린 밖의 검은 부분이 시야에 들어온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는데. 너무 의식이 없었나? 극장에서 선호하는 자리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으로도 재미있을 것 같다. 각자의 이유가 있겠지!?

P207 혼자 있고 싶지만 외로운 건 싫어서 그래
혼자 있고 싶지만 외로운 건 싫은 사람들은 카페에 간다.

정말 신기한 것이 카페에 가는 이유가 나 같은 경우에는 집중하기 위해서다. 신기하게 나만의 세계(?)에 빠지게 되면 주변의 소음이 신기하게 백색소음이 된다.

P216 My favorite things
롤랑 바르트는 그의 에세이 <롤랑 바르트가 쓴 롤랑 바르트>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죽 나열한다.

예전에 펜팔이 유행했을 때 게시글에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주르륵 나열해서 다른 이와 나와의 공통 관심사를 찾고 편지를 주고받을 때도 저런 리스트를 넣었던 것 같다. 오글오글. 그런데 또 다른 이의 좋아하는 것들 리스트를 보면 되게 재미있다는 거! 롤랑 바르트의 책도 궁금해졌다.

*롤랑 바르트 <밝은 방>

P230 책 읽기를 통해 얻는 불분명한 혜택들
책을 읽어 얻는 것 중에는 감동이나 정보, 즐거움도 있지만 애매한 것이 주는 혼돈도 좋아한다. 책을 읽는 것은 거대한 의문부호와 우주의 혼돈을 가슴에 품는 과정이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책을 읽는 것도 물론 좋지만 다양한 책을 읽어보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평소에는 정말 생각하지도 않을법한 것들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책의 힘이랄까? 요즘 어려운 책들을 접하면서 생각의 폭이 조금이나마 넓어진 느낌이 들기에!

작가는 초등학생 때부터 '어떻게 다른 사람들은 자신을 나라고 인지할까?'라는 질문에 사로잡혔을 정도로 자신에 대해 계속 생각하고 자신을 사랑하기 위해 내면으로 여행을 떠났다.

좋아하는 라디오 프로그램들이었는데, 그 프로그램의 작가님이 쓰신 에세이라고 하여 눈길이 간 책이었다. 전체적으로 글이 참 따뜻했다. 요즘 이래저래 마음이 지쳐 있었는데 책을 들고 읽고 다니면서 기운을 얻었다. 요즘 우울하신 분들 많으실 텐데 읽으시면 좋으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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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의 완벽한 고백 브라운앤프렌즈 스토리북 1
이정석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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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인공 브라운은 마음을 알 수 없는 항상 같은 표정의 포커페이스로 말수도 적고 무뚝뚝 해 보이지만 친구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친구들이 곤란한 일에 빠졌을 때는 도움을 주기위해 누구보다 더 노력하는 친구이다.

제임스가 운영하고 있는 카페에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반짝반짝한 디자인의 탁자와 소파가 나타났다. 탁자를 보자마자 SNS에 올릴 사진을 마구 찍는 초코와 이를 보는 친구들은 초코에게 홍보 목적으로 상품이 보내진 것이 아니냐, 잘못 온 것이 아니냐는 둥 갖가지 추측들이 난무하지만 브라운은 아무 말없이 옆에서 호두파이와 마카롱을 만들고 있다.

일을 마친 후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하는 코니는 허리가 아픈 듯 자신의 등을 통통 두드린다. 노트북을 자주 들고 다니는 샐리에게는 높이가 적당한 탁자가 필요해 보였다. 사진찍기 좋아하는 초코의 SNS를 보고 요즘 유행하는 카페 인테리어를 공부하고, 제임스가 좋아하는 색깔의 쿠션으로 포인트를 주기로 결정하고 라인타운 최고의 목수를 찾아가 훈련을 받았다. 몇 달 동안 훈련받느라 고생하고 최고급 원목과 동물 보호를 위한 원단을 구하느라 몇 배의 예산 초과를 겪긴 했지만 친구들 모두가 좋아하는 탁자와 소파를 마술처럼 만들어냈다.

첫 이야기의 시작에서부터 브라운의 성격이 그대로 잘 드러나는데, 최고의 친구. 조금 더 많이 들어주고, 더 자주 같이 있어주고, 무엇이든 도와줄 수 있는 그런 친구가 되기 위해서 브라운은 오늘도 노력한다.

우울증에 걸려서 집에서 나오지 않는 코니, 패션회사 인턴채용에서 떨어져 침울한 초코, 불면증으로 고생하는 코니를 도와주기 위해 브라운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친구들은 거절을 못하는 브라운에게 거절하는 방법들을 알려주기도 하고 브라운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모이기도 하면서 때때로 브라운도 친구들에게 도움과 위로를 받는다.

아홉 편의 길지 않은 에피소드를 읽어보니 친구들을 위해 어떠한 고생도 마다하지 않는 브라운의 따뜻한 마음과 진심을 느낄 수 있었고 보는내내 사랑스러웠다.

귀여운 일러스트와 따뜻한 이야기들이 이어지는 스토리북으로 다른 친구들의 이야기도 자연스레 궁금해진다! 추운 겨울에 읽기좋은 따뜻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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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스탕스
이우 지음 / 몽상가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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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개인전을 전공 교수에게 만류 당하는 기윤의 자조적인 모습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30대에 들어서기 전, 동창회를 연다는 수형의 전화를 받게 되어 동창회에 가보기는 했지만 동창들 무리에 자연스레 스며들지 못한다. 다른 친구들은 가정과 회사에 치여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다고 서로 아웅대지만 기윤은 공감하지 못한다. 팔자좋게 해외여행이나 다니면서 살고있다는 소리나 듣기만 하고말이다.

혼자 겉도는 분위기에 돌아가려던 차, 수형이 기윤을 보고는 문득 널 보고 있자니 민재가 떠오른다고 말했다. 민재? 누구인지 기억을 더듬다가 그만 굳어버린다. 까마득하게 잊고 지냈던 민재를 만나러 가면서 고등학생 때의 학창시절을 다시 기억해본다.


학창시절, 학원비를 빼 돌리면서 까지 로쿄95 신고 인싸가 되고 싶었던 기윤과 귀티나고 우등생이었던, 쉽사리 다가갈 수 없는 장벽을 가진 민재가 가까워 질 수 있었던 계기는 다름아닌 책이었다. 책을 읽는 척만 했던 기윤과 자신과 비슷한 취향을 가진 친구를 만나게 되었다고 믿는 민재는 도서관에서 책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사이가 가까워진다.

*레지스탕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점령에 저항했던 파리 시민들. 이들은 드골의 자유 프랑스 군과는 달리 프랑스의 자유해방을 위해 자발적으로 결사된 비공식적 조직이며 통칭 '레지스탕스'라고 불렸다.

제목이 어째서 레지스탕스일까가 가장 궁금했다. 소설 내용 중, 핵심적인 사건 중 하나가 책 제목과 관련이 있었다. 이 두 친구는 두발 자유화를 위해 레지스탕스라는 교내 지하 조직을 계획한다. 멤버를 모으며 저항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지만 기윤과 민재의 방식은 너무나도 달랐다. 기윤은 게릴라전이라고 하면서 달걀을 던지고 학교 담벼락에 래커에 구호를 적는다. 심지어는 고무실에 몰래 들어가 벌점파일을 삭제하고, 출석부를 없애고 압수품들을 빼돌린다. 엄연한 범죄였다.

모든 게릴라전에 참여하진 않던 민재는 이렇게 일이 커진 가운데 홀로 조용히 학생 인권 선언문을 준비한다. 혼자의 힘으로는 역부족이라는 사실을 인지했는지 기자에게도 연락을 취해 교장과 선생님과의 면담을 나누는데, 긴 토론 끝에 모든 일을 없던 일로 돌리고 대신에 학생과 소통하는 학교라는 좋은 방향의 기사를 약속 하면서 사건은 마무리된다.이렇게 방법은 확연히 달랐지만 학생들의 권리를 주장하고 노력했던 과정들도 담겨있다.

표지에 이끌렸던 책이었는데 내가 생각했던 스토리와는 조금 달랐다. 읽다 보니 기윤과 민재의 성장소설에 더 가까운 느낌을 받았다. 이 두 소년은 계속 서로의 고민과 미래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책을 읽으며 생각했던 것들을 끊임없이 교류한다. 미래를 고민하고 있는 청소년들이나 대학생들이 한번 쯤 읽어볼만한 책이다. 둘이서 나눈 대화들을 중점으로 읽으면 좋을 것 같다.

나의 세월도 그간 모방의 연속이었을까? 민재가 먼지 더미 속 드로잉 북을 찾아낸 것 처럼 나는 박스 어딘가에 있을 학생시절에 열심히 썼던 일기장을 찾아봐야겠다. 보면서 그 때 무슨 생각을 했었나 들춰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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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엔젤의 마지막 토요일
루이스 알베르토 우레아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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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출발은 빅 엔젤의 어머니의 장례식장부터 시작된다. 하지만, 장례식하면 느껴지는 무겁고 슬픈 분위기는 느끼기 힘들다. 오히려 멀리 떨어져 있었던 가족들이 한 둘 모이면서 시끌벅적해진다. 특이한 점이 일부러 어머니의 장례식을 일주일 뒤로 미뤄, 다음 날 바로 ‘빅 엔젤’ 자신의 생일 파티를 하도록 계획을 세웠다는 점이다.

어머니의 장례식날부터 빅 엔젤의 생일날까지의 단 이틀의 이야기를 몇시 몇분의 단위로 나누어 상세하고 깊게 나열하고 있다. 리틀엔젤이 하는 말 중에 “이 가족은 정말 많이 많아. 다들 뭐라고 하는지 따라잡을 수가 없어. 누가 누군지도 모르겠고.” 란 부분이 있는데 이것이 딱 나의 마음이었다. 말이 많아서 페이지 수도 많고, 등장인물도 많아서 정리하기 힘들었다. 리틀엔젤이 그려준 가계도가 고마울 정도...

멕시코 소설은 접할 기회가 많이 없었는데 특유의 에너지랄까, 유쾌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가족이 모이기 정말 힘든데, 이 복잡한 대가족이 모두 한 자리에 모이기까지 걸린 시간이 몇 십년! 그 동안 쌓인 이야기들이 얼마나 많을까?

빅 엔젤이 죽음을 준비하고 맞이하는 과정도 주목할 만 하다. 몰스킨 수첩을 가지고 다니는데 수첩 제목은 ‘나의 멍청한 기도 제목들’. 주머니가 있는 셔츠를 입을 때면 수첩 하나를 주머니에 넣고 다닌다. 파란색 파이로트 G-2와.

망고 결혼 가족 걷기 일하기 책 먹기 고수 내 막냇동생 과 같이 감사 제목들은 참으로 소소하며 생각날 때마다 적는 모습을 책에서 볼 수 있는데 이것을 보는 것이 또한 재미이다.

작가인 루이스 알베르토 우레아는 큰형 후안을 떠올리며 이 소설을 썼다고 한다. 불치병 말기로 마지막 달을 보내고 있을 때 어머니의 장례를 치룬 형. 형을 떠올리며 형의 죽음에 대해 누군가에게 말하면서 소설을 쓰기로 결심한 듯 하다.

솔직히 책읽기 너무 힘들었는데 (완독하기 쉽지 않다.) 빅엔젤의 파티가 끝나가는 무렵부터 확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빅엔젤이 비로소 자신이 왜 아직 죽지 않았는지 알게 되었다고 느꼈을 때는 울컥하기도 했다. 가족의 소중함을 잊고 지내는데 이런 책을 읽으면 반성하게 된다. 소소한 행복을 소중히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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