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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해지는 기분이 들어 - 영화와 요리가 만드는 연결의 순간들
이은선 지음 / arte(아르테) / 2021년 3월
평점 :
영화 전문 기자 이은선님의 첫 번째 에세이 <착해지는 기분이 들어>는 영화 속 등장하는 요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확실히 영화에서 등장하는 요리들은 인물 간의 중요한 연결고리가 되는 매개체, 다양한 시각으로 모든 이들에게 조금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소재이기에 이야깃거리가 자연스레 많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한국 영화에서도 자주 접할 수 있는 레퍼토리라고 해야 할까? 자주 보이는 패턴이 세상을 떠난 이를 떠올리면서 혹은 그리워하면서 먹는 음식들이 등장한다. 그런 음식들은 어머니, 할머니께서 살아 계실 적에 만드신 음식들인데 지금 생각나는 건 <집 이야기>에서의 복숭아 김치, <정말 먼 곳>에서 식혜네.
수록 영화 정보를 보니... 총 28개의 영화 중에서 관람하고 기억에 남고 확 떠오르는 영화는 5개밖에 안 되더라. 보고 싶은 영화 리스트가 또 늘었다. 확실히 내가 보았던 영화에 대한 챕터가 더 확 눈에 들어오고 너무 공감이 가더라고!
✔️p111 운명적 사랑을 결정하는 약간의 단맛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이 유명한 영화를 아직도 안 보았네. 티라미수를 먹는 장면이나 영상으로 나오지 않았었고 "티라미수가 뭔데요?" "알게 될 거야." "자네도 좋아하게 될 거야." 란 짧은 대사로 그 당시 관객들의 티라미수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는 재미있는 이야기와 그저 이탈리아 디저트로 인식되었던 티라미수의 기원이 충격적이었다. 넷플릭스에 있던데 꼭 챙겨 봐야겠다.
✔️p175 살아갈 힘이 되는 사랑의 기억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너무 좋게 본 영화가 있으니 너무 좋더라. 전반적인 영화의 흐름이나 주제 마지막 장면까지 이야기해 주시는데 마치 영화관에서 GV 듣는 기분이었다.
벡델테스트란 개념도 알게 되었다. 이름을 가진 여성 캐릭터가 최소 2명, 서로 이야기를 나눠야 하고 남성에 대한 것 의외에 다른 대화를 나누어야만 벡델테스트 통과라고 하는데 이 기준을 통과하는 영화가 많이 없다고 하네. 넷에서 한국 영화 <벡델 초이스 10> 도 찾아볼 수 있었는데 하나 빼고 다 본 영화였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도 포함되어 있어서 반가웠음🥰 히히!
✔️p227 덜어내도 빛나는 진심
카모메 식당, 핀란드에 꼭 한번 가보고 싶어지게 했던 영화였지. 실제로 이 영화 때문에 일본 사람들이 핀란드 여행을 많이 가기도 하고, 시나몬롤과 커피 한 잔이 절로 떠오르는 영화. 여기서 코피루왁을 처음 들었던 것 같은데, 진짜 예전에 보아서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다시 찾아봐야겠다.
GV에서 멀리서나마 만나 뵈었던 이은선 님이 쓰신 책이라고 하니 신기하기도 하고, 괜히 친근감도 있었다. 중간중간에 한눈에 확 들어오는 영화 속 한 장면 일러스트 그림들이 있었는데 이것들이 다 이은선 님이 직접 그리신 거라고 해서 놀랐다.
가장 기억에 남는 그림은 파스타를 와구와구 먹는 가장 따뜻한 색, 블루의 아델의 그림이다. 그림을 보자마자 '맞아, 아델 진짜 파스타 잘 먹었었지!'... 란 생각과 글을 읽다 보니 그저 볼로네제가 등장한 게 아니구나, 그런 의미가 있었구나. 하면서 영화 관람 당시에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 캐스팅 이야기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못 본 영화들을 챙겨서 본 뒤에 다시 한번 책을 읽어보려고 한다. 영화를 좋아하고, 음식을 좋아하는 분들! 이은선님이 영화와 요리에서 발견한 우리의 매일을 지탱하는 순간의 온기를 함께 느껴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