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미스터 타이거 창비청소년문학 148
나혜림 지음 / 창비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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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노래하는 기생인 계손향과 한국을 찾은 귀빈인 노월의 사랑, 그리고 계손향의 삶 전반을 담은 책입니다. 계손향은 외국인에게 사랑에 빠졌다가 변을 본 여자들의 이야기를 모르냐던 영월의 말을 무시하지는 못하면서도 노월의 한국어 선생이 되며 노월과 사랑에 빠지죠. 떠나갈 사람일지라도, 찰나의 순간일지라도 그 사람을 택하는 계손향의 모습이 참 아름답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책을 읽으며 계손향의 가족이 등장할 때에 가장 마음이 아팠어요. 쌍둥이 중 딸만이 살아남았다는 이유로 아들을 잡아먹고도 노래를 부른다는 부분이 등장할 때에요. 아들 대신 딸이 살아남았다면 그런 소리는 입밖에도 내지 못할 텐데 말이죠. 가정사를 알게 되니 계손향이 얼마나 굳세고 단단한 여성인지를 느끼게 되었어요.

계손향은 첫 번째로 카메라 앞에 선 여자였죠. 계손향의 여성서사도 돋보이는 책이었으나 사실 전 계손향과 노월의 이야기가 더 달콤하고 좋았던 것 같아요. 책을 읽은 뒤, 그 사랑 이야기가 여운이 되어 절 감쌌거든요. 망사랑은 참 아프죠. 어쩌면 그렇기에 더 아름답지 않을까요. 망사랑이 좋은 이유라는 제목을 단 그 짤처럼 말이죠.

노월의 모델은 퍼시벌 로웰이라고 하더군요. 과거의 어떤 하루에 책장에서 그의 이름을 본 것도 같았어요. 명왕성의 영어 이름인 플루토(Pluto)에 퍼시벌 로웰의 이니셜이 붙었다는 걸 기억하는 걸 보면요. 저는 그를 고작 천문학자 정도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그가 조선을 방문했다는 사실이, 그리고 이 책의 주인공으로 등장했다는 사실이 그에게 더 정이 가게 만들었어요. 언젠가 퍼시벌 로웰을 활자 사이에서 마주한다면 더 반갑게 대할 수 있겠네요.

며칠 간은 여운 속에 잠겨 살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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