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호구일까 개자식일까. 책을 펼치자마자 등장한 문장에 깊게 고민해 보았다. 내 추구미는 개자식이지만 호구임이 틀림없다. 제일 생채기 내기 쉽고 제일 만만한 인간은 항상 나였으니까. 이 책에 등장하는 윤수도 그렇다. 키 작은 할아버지부터 복잡한 가족 관계까지, 윤수를 둘러싼 그 모든 세상이 가장 생채기 내기 쉽고 가장 만만하다. 그렇기에 윤수는 항상 호구의 포지션이었다. 비록 그보다 더한 쫄이 있었지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호랑이의 입‘에 들어간 윤수는 직접 호랑이가 되어가는 면모를 보여준다. 물론 나의 주관적인 의견이겠지만 잘못 흘러가고 있는 이야기는 바로잡힌 결말로 끝을 맺는다. 나는 호구를 읽으면서 방황하고 흔들리는 윤수의 모습에 나를 대입했다. 아니, 가끔은 쫄의 모습에, 또 가끔 권이철과 할아버지에 나를 대입했다. 나 또한 몹시 흔들리는 호구의 학창 시절을 보냈기에. 어쩌면 우리 모두 호랑이의 입속에 들어간 채 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모두 각자의 약점, 그리고 들키고 싶지 않은 면을 숨기고 살아가는 모습이 그렇게 느껴졌다. 성장소설은 처음 읽어본 것 같은데, 내가 주인공이 아닌데도 이야기가 끝나니 뿌듯함이 남았다. 아무래도 비슷한 책을 다시 찾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