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전 - 한국현대사를 온몸으로 헤쳐온 여덟 인생
김서령 지음 / 푸른역사 / 2007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여자전 .. 지금 가장 읽고 싶지 않는 책이다. 나에겐 왠지 지나간 일인 거 같고, 이미 옛일일꺼 같은 느낌. 여성이 부재한 현대사만을 접하다가 보석같은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책 자체도 아름답지만 내용도 그에 못지 않게 멋지다.  읽어보고 싶은 책이라기 보다 누군가에게 권해주고 싶은 그런 .. 조카나, 친구나 .. 몇 권의 책을 사고서 처음 쓴 생각이다.

대여섯권 넘게 책을 사고 마지막까지 읽고 싶지 않았다.

여자로서 .. 지긋지긋한 삶 .. 숨이 턱턱 막힐꺼 같은 절박한 삶을 살아온 여자들의 생에 대해서 너무 많이 듣고 듣고 또 들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읽었다.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았고, 좀 뻔했다. 뒤로 갈 수록 힘을 잃었다. 왜일까? 처음 글이 가졌던 생동감과 역동성이 점차 떨어졌다. 아쉬웠다.

나는 흔히들 말하는 성공한 인생에는 관심이 없다. 이미 그렇게 인정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재미도 없고, 정말 너무 뻔하고, 심지어는 과정도 뻔하게 느껴진다. 폐지를 줍고, 생계에 턱턱 숨이 막히는 삶을 아직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어보길 ..

여자의 삶은 모든 생명의 삶이기도 하다. 여자 스스로를 인식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당연하다고 느껴졌던 것들의 사고가 관습과 교육 속에서 남자들의 역사에 속해있음을 느낄때마다 좌절하기도 한다. 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 분명 남자들과는 다른 역사쓰기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여자들이 만들 수 있는 세상이 더욱 평화롭고 인간다울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때문이다. 남자들의 역사를 답습한 여자들이 아니라 남자들이 보기 좋아하는 여자들이 아니라 하나의 인간, 하나의 역사, 하나의 우주로서의 여자 ..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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