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지나간 자리
김한숙 지음 / 이오리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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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단편집 <눈이 지나간 자리>는 문체가 간결하고 스피디하게 전개되어 흡입력이 강하다
첫 번째 단편 <물거울>에서 화자는 감기기운으로 동네 찜질방에 갔다가 중도에 유령이 나타났다는 아주머니들의 수다를 듣고 호기심이 발동해 중도를 둘러 보다가 검은 망토를 입은 유령여인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레고랜드의 화려함 속에 감춰진 지역주민들의 서글프고 한이 맺힌 이야기를 듣는다. 개발되어서는 안될곳이 권력자들의 자기 치적을 위하여 파헤쳐지고 문화재들은 붕괴되고 다시 회복되지 못하는 가운데 레고랜드의 화려하고 경쾌한 음악이 덮어버리는 아픔을 그려내고 있다.
두 번째로 읽은 <천사들의 진공관>은 제목에서 암시하듯 음악과 오디오에 대한 스토리가 나온다. 마치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읽는 분위기이다. 나도 가끔은 오디오에 접하기 때문인지 글을 읽으면서 친숙함을 느낀다.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탄노이 스피커나 마란츠 앰프의 특성을 서술하는 화자를 대할 때 뒷면에 숨은 작가의 프로페셔널을 느끼게 한다. 아버지의 배신과 위선, 새 엄마에 대한 복수를 위해 스튜디오에 불을 지르고 자살을 꾀하려는 주인공의 상실감을 잘 표현하고 있다.비록 단편 두 편을 읽어보았지만 문장 문장 하나도 허투루 볼 수 없는 잘 짜여진 거미줄 같은 문체와 구조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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