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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지만 미친 건 아니에요 - 미미시스터즈
미미시스터즈 지음 / 달 / 2017년 7월
평점 :
“잘하지 못 한다고 안 하고 싶지 않다”
어느 날 서점에서 본 『붕가붕가레코드의 지속 가능한 딴따라질』이라는 책제목은 나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우리는 모두 어느 정도의 ‘딴따라질’을 꿈꾼다. 매일 학교, 직장에 다니며 일상을 보내는 것으로 만족하지 못한다. 일상은 ‘해야만 하는 일’들로 가득해서 언제나 숨을 조이고, 매일매일 조금의 ‘딴따라질’로 연명한다고 하는 게 평범한 삶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신만의 ‘딴따라질’을 찾지 못하면 사실 삶을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일조차 버거운 게 바쁘고 힘든 우리 현실이다.
『미안하지만 미친 건 아니에요』는 미미 시스터즈가 어떻게 ‘지속 가능한 딴따라질’을 해왔는지, 그 진솔한 이야기가 담긴 책이다. 미미가 되는 일이 생업이 될 수는 없지만 “미미로 살아가는 일”은 “살면서 안 하고 살면 안 되는 일”이며, “반인반미로 사는 것도 괜찮”다고 말한다. 작은 미미와 큰 미미는 ‘미미의 삶’과 ‘자신의 삶’을 동시에 살아간다. 다소 혼란스럽고, 서로 갈등하기도 하지만 어느 것도 포기할 수 없는 ‘나의 삶’이다.
하지만 까만 선글라스와 짙은 립스틱으로 시선을 사로잡고,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도도함으로 신비한 분위기를 만드는 미미 시스터즈의 컨셉은 이해하기 어려운 모습이다. 누군가에겐 멋진 모습이지만 누군가에겐 ‘미친’ 모습일지도 모른다. 인도로 간 작은 미미가 ‘이게 나에요’라고 해도 사람들은 믿지 못하고, 사람들 역시 독특한, 혹은 이상한 컨셉으로 미미 시스터즈를 기억한다. 다른 일들로 생계를 이어나가며 미미가 되는 일은 생각보다 일상에 쉽게 녹아들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큰 미미와 작은 미미는 포기하지 않는다. ‘시스터즈’의 계보를 잇는 듯, 선배 ‘시스터즈’들과 함께 공연을 하고 그녀들의 삶을 배운다. 그저 독특하고 이상한 컨셉을 가진 인디 가수가 아니라 ‘시스터즈’라는 이름에서 어떤 삶과 음악에 대한 관점이나 철학을 만들어 ‘미미가 되는 일’에 소중한 의미를 부여한다. 미미의 삶과 미미가 아닌 삶은 구분이 되지 않으며, 미미를 그만두는 일은 자신의 삶의 한 부분을 잘라내는 것이 아니라 이미 뒤섞여버린 자신을 비틀어 짜는 일이다.
‘미친 게 아니다’라는 말은 우리에게 더없는 응원으로 다가온다. 네가 지금 하고 있는 딴따라질, 살아가기 위해서 해야만 하는 어떤 필요하지 않은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은 미친 게 아니며 잘못도 아니다. 우리는 모두 어떤 종류의 ‘미미가 되는 일’을 필요로 한다.
미안하지만 미친 것도 아니고,
잘하지 못하지만 그만 둘 것도 아닌 무엇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