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 갔다.
밥은 많으나 찬은 없다. 나 밥 많이 안 먹는다.
쵸코파이는 없고 담배는 넘친다. 나 담배 안 피운다.
훈련소 빨간모자 조교말은 무조건 명령이다.
휴식시간에 담배 피우자 도 명령이다.
대한민국 남자들 대부분이 훈련소서 담밸 배운단다.
한개비 물었으나 별로다.
하나님 조교에게 빅딜을 감행했다.
담배배급 몽땅 넘길테니 안 피워도 시비 걸지 말라.
딜은 성사됐고 둘다 해피해졌다.
이게 내 평생 피운 담배의 전부이다.
한개피.
대대장,중대장,소대장,선임하사,선임병장,전입이병 빙둘러 서서 담배 피운다.
뽀끔 뽀끔 연기날리며 화기애애하다.
위아래도 없이 행복해 보인다.
군대도 담배 필때는 계급도 없고 다들 당당하다.
그래서 군에서는 다들 담배 피운다.
카우보이와 살았다.
카우보이가 진정 행복해 보일때는 라이프 찢어서 대마초 말고 있을때다.
카우보이는 내 것까지 말아주고 무한히 친절해진다.
카우보이의 절대행복에 누가 될까 동참해준다.
그러다 보니 대마초 피운게 담배 피운거 보다 무한히 많구나.
이 거대 건물에서 담배 피울 수 있는 곳은 옥상뿐이다.
따스한 햇볕아래 전무,상무,부장,차장,과장,대리 모두 만난다.
역시나 지위고하 막론하고 무한히 넉넉한 표정들이다.
이런곳이 또 하나 있구나. 화장실.
대뇌 뉴런돌기가 니코틴에 취해서 휘청대고 있을때는 모두다 평등하니 이 얼마나 훌륭한 발명품인가.
남자들 만큼이나 여자들도 올라온다.
그런데.
왜 여자들은 한 귀탱이에 따로 있는가?
왜 남자들은 그녀들을 힐끔힐끔 쳐다 보는가?
당당하게 담배 피는 그녀는 아름답다.
수많은 소년들을 담배에 입문시켰다는 그 말보로의 카우보이 처럼 아름답다.
한모금 머금은 그녀 뺨은 환하게 피어 오른다.
피는 그녀보다 바라보는 내가 더 좋은지도.
당당하게, 아름답게 피자.
꼽게 쳐다보는 넘들일랑 똥통에 빠진 머 같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