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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밀실 1
이주호 지음 / 서울북스 / 200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했다는 점이 신선해서 구입했고
예상보다 탄탄하고 치밀한 구성에 놀랐으며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까지 안타깝고 서글펐던 책.
허균을 끝까지 신뢰하지 못했던 광해군에 대해 "믿지 못하면 쓰질 말아야 하고 한번 쓰면 끝까지 믿어야 한다는 건 나 같은 놈도 안다"던, 한 등장인물의 대사가 마음에 아프게 와닿았다.
굉장한 혜안을 가지고 있던 군주였음에도 끝내는 치욕스러운 이름으로 역사에 기록되었던 광해군과, 그 생각이 너무도 시대를 앞선 것이었기에 끝내는 역적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써야 했던 허균.
작가는 마치 그들의 생을 직접 지켜보기라도 했던 것처럼 치밀하고도 느긋하게, 거칠면서도 섬세하게 사건을 창조해낸다. 시대적 상황, 인물, 그리고 사건이 너무도 잘 맞아 떨어져서, 나로서는 얼마쯤은 소설의 내용이 혹 진실은 아닐까 하는 미련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두 사람의 슬픈 뒷모습이 눈 앞에서 아른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