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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 베어 ㅣ 책꿈 11
캐서린 애플게이트 지음, 찰스 산토소 그림, 이원경 옮김 / 가람어린이 / 2026년 4월
평점 :
#도서제공
버려진 존재들도 다시 사랑받을 수 있을까요?
《포켓 베어》는 그런 따뜻한 질문을 조용히 건네는 책이었어요.
요즘 우리 아이는 새 물건에는 금방 마음을 빼앗기지만, 오래되고 낡은 것에는 쉽게 관심을 잃곤 하더라고요.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오래되었다”는 건 어쩌면 더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는 뜻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세상에 단 하나뿐인 아이반》으로 뉴베리 상을 받은 캐서린 애플게이트의 신작답게, 이번 이야기 역시 따뜻하면서도 깊은 울림이 있었습니다.
이야기의 배경은 ‘두 번째 기회의 집’. 버려진 장난감들이 다시 사랑받기 위해 머무는 특별한 공간이에요. 그리고 그곳에는 전쟁을 피해 온 엘리자베타와 딸 다샤가 함께 살아갑니다. 다샤는 망가진 장난감들을 하나씩 정성껏 고치며 새로운 삶을 선물해 주는 아이인데요, 그 모습이 참 따뜻하게 다가왔어요.
밤이 되면 장난감들이 깨어나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춤을 추는 장면은 마치 오래된 동화 속 한 장면 같아서 읽는 내내 마음이 몽글몽글해졌답니다.
특히 중심 캐릭터인 곰 인형 ‘포켓’이 정말 인상 깊었어요. 오래되고 낡았지만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으로 친구들을 지키는 모습이 참 든든하더라고요. 그리고 까칠하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다정한 고양이 제피리나까지! 둘의 관계를 보는 재미도 쏠쏠했어요.
어느 날 제피리나가 쓰레기 더미에서 발견한 낡은 곰 인형 ‘베어원’. 알고 보니 역사적으로도 가치가 큰 특별한 인형이었고, 욕심 많은 수집가가 그 인형을 노리기 시작하면서 이야기는 더욱 긴장감 있게 흘러갑니다.
포켓은 고민하게 되죠.
베어원을 팔면 가게를 살릴 수도 있지만, 동시에 친구를 지켜야 한다는 마음 역시 포기할 수 없으니까요.
이 과정을 통해 책은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질문을 던져줍니다.
“얼마짜리인가?”보다
“어떤 이야기를 가진 존재인가?”를 바라보게 만드는 이야기였어요.
무엇보다 좋았던 건 전쟁의 아픔을 무겁지 않게, 하지만 깊이 있게 담아냈다는 점이었어요. 과거의 전쟁을 기억하는 포켓과 현재의 전쟁을 겪은 다샤가 서로의 상처를 위로하는 장면은 아이들에게도, 어른들에게도 오래 남을 것 같았습니다.
읽다 보면 분명 어린이 동화인데 어느 순간 제 마음도 조용히 건드리더라고요. 상실의 경험, 존재의 가치, 서로를 지켜주는 마음 같은 것들이 담겨 있어서 단순한 모험 이야기를 넘어서는 힘이 있었어요.
우리 아이도 읽고 나서 “버려진 장난감들도 외로웠겠다”라고 이야기하는데 괜히 마음이 찡했습니다. 책 한 권이 아이의 마음을 이렇게 따뜻하게 만들어줄 수 있다는 게 참 좋더라고요.
《포켓 베어》는 초등 고학년 친구들에게 특히 추천하고 싶은 책이에요. 재미있는 판타지 모험 속에 우정과 연대, 전쟁과 상처, 그리고 두 번째 기회에 대한 메시지까지 자연스럽게 담겨 있거든요.
한 번 읽고 끝나는 이야기가 아니라, 오래도록 마음속에 남아 조용히 힘이 되어주는 책.
오늘은 작은 곰 인형이 전해준 큰 위로의 이야기 《포켓 베어》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