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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학년 3반 예쁜 말 도둑 ㅣ 5학년 도둑 시리즈
김연희 지음, 이경석 그림 / 지구별아이 / 2026년 3월
평점 :
#도서제공
요즘 아이들 대화를 듣다 보면 가끔 깜짝 놀랄 때가 있어요. “킹받네”, “노답”, “○○충” 같은 말들이 아무렇지 않게 툭툭 튀어나오더라고요. 처음에는 그냥 장난처럼 들리기도 하지만, 듣는 사람의 마음에는 작은 금이 가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되기도 했어요. 그래서 잔소리로 이야기하기보다는 책의 힘을 빌려보면 어떨까 싶어 읽어보게 된 책이 바로 《5학년 3반 예쁜 말 도둑》이에요.
이 책은 거친 말이 사라진 교실을 되찾기 위해 아이들이 벌이는 이야기를 담은 동화라서 초등 고학년 아이들이 읽기에 정말 공감이 많이 되는 이야기였어요. 이야기를 읽다 보면 “맞아, 요즘 애들 이런 말 많이 쓰지” 하고 고개가 끄덕여지더라고요.
어느 날부터 예쁜 말이 사라지고 거친 말이 가득해진 5학년 3반 교실 이야기로 시작해요. “내 알빠?”, “노답”, 친구를 벌레에 빗대는 말까지… 아이들은 서로 상처를 주고받지만 정작 왜 그런 말을 했는지 깊이 생각해 보지 않죠. 책이 좋은 이유는 “나쁜 말 쓰지 마!”라고 훈계하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대신 그 말이 나오게 된 마음을 들여다보게 해요.
예를 들어 야구 경기에서 화가 난 슬찬이가 “지고 싶어서 환장했냐!”라고 소리치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사실 그 말 뒤에는 화가 나고 속상한 마음이 먼저 있었다는 걸 보여줘요. 아이들 입장에서는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상황이라 더 현실적으로 느껴지더라고요. 또 다른 이야기에서는 익명으로 단 악플이 사실은 내 친구에게 상처를 주는 상황이 나오는데, 그때 등장하는 “핸드폰 액정 뒤에 사람 있어요.”라는 문장이 참 인상 깊었어요.
우리 아이도 이 장면을 읽고 한참 생각하더니 “엄마, 나도 톡 보낼 때 조금 생각해야겠어요.”라고 이야기하더라고요. 책을 읽으며 스스로 말을 돌아보게 되는 모습이 참 좋았어요.
이 책의 또 하나의 재미있는 포인트는 이야기 뒤에 나오는 ‘체포하라! 예쁜 말 도둑’ 코너예요. 감정을 먼저 알아차리고, 잠깐 멈춰 보고, 다른 말로 표현해 보는 연습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거든요. 요즘 교육에서 중요하게 이야기하는 사회정서학습, 즉 자기 인식과 자기 조절, 공감과 관계 기술을 아이들이 부담 없이 익힐 수 있게 도와주는 구성이에요.
초등 고학년이 되면 친구 관계도 점점 복잡해지고 말 한마디에도 예민해지는 시기잖아요. 그래서 지금이 말습관을 돌아보기 딱 좋은 시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잔소리로 “그런 말 쓰지 마!”라고 하는 것보다, 이런 책을 통해 아이가 스스로 “다음에는 이렇게 말해볼까?” 하고 생각해 보는 시간이 훨씬 의미 있는 것 같아요.
거친 말 때문에 친구와 마음이 멀어졌거나, 온라인 댓글을 가벼운 장난처럼 생각하는 아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말의 선택지를 넓혀 주고, 말이 얼마나 큰 힘을 가지고 있는지 자연스럽게 느끼게 해주는 이야기거든요.
요즘처럼 말이 빠르게 소비되는 시대에 예쁜 말을 지키는 힘은 아이의 자존감과 관계를 함께 지켜주는 방패 같은 역할을 해 주는 것 같아요. 우리 아이가 상처 주는 말 대신 마음을 전하는 말을 고를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도 함께 들었고요.
아이의 말습관을 부드럽게 돌아보게 해 주는 따뜻한 동화, 《5학년 3반 예쁜 말 도둑》. 교실에서도, 온라인에서도, 그리고 가정에서도 예쁜 말이 조금 더 많아지길 바라며 아이와 함께 읽어보시길 추천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