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동물과 말하는 아이 릴리 14 - 사라진 아기 바다표범 ㅣ 동물과 말하는 아이 릴리 14
타냐 슈테브너 지음, 코마가타 그림, 김현희 옮김 / 가람어린이 / 2026년 2월
평점 :
#도서제공
요즘 우리 아이들, 환경 이야기를 정말 많이 접하게 되는 것 같아요. 기후 변화나 멸종 위기 같은 단어들도 이제는 낯설지 않게 들리죠. 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딱딱한 설명이 아니라 두근거리는 모험 이야기로 만나게 된다면 훨씬 더 마음에 오래 남지 않을까요? 이번에 읽어본 《동물과 말하는 아이 릴리 14 : 사라진 아기 바다표범》은 바로 그런 매력을 가진 환경 성장 동화였어요.
이 책은 동물의 말을 들을 수 있는 소녀 릴리가 사라진 아기 바다표범을 찾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독일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아동문학 작가 타냐 슈테브너의 작품으로, 독일 어린이책 문학상 골든북 상을 수상하고 10만 부 이상 판매된 인기 시리즈라고 하더라고요. 2018년에는 영화로도 만들어질 만큼 많은 독자들에게 인정받은 작품이라 더욱 기대가 됐습니다.
이번 14권에서는 릴리와 영재 소년 예사야가 가족들과 함께 북해의 작은 마을로 휴가를 떠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곳에서 릴리는 새끼를 잃고 울부짖는 엄마 바다표범을 만나게 돼요. “아기가 사라졌어…” 그 절박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건 릴리뿐입니다. 학교에서는 조금 수줍고 조용한 아이처럼 보이지만, 동물들에게는 누구보다 믿음직한 친구인 릴리의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릴리는 예사야와 함께 아기 바다표범의 행방을 찾기 시작합니다. 다행히 새끼 바다표범은 사람들에게 구조되어 보호를 받고 있었지만, 문제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어요. 보호 구역 때문에 물고기를 잡기 어려워진 마을 어부들과 갈등이 생기면서 상황이 점점 복잡해집니다. 생계를 걱정하는 어부들의 마음도 이해가 되고, 바다표범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도 맞는 말이라 어느 한쪽 편만 들 수 없는 상황이더라고요.
카누에 물이 차오르는 위험한 순간이 벌어지고, 그물을 내리려던 어부들을 막는 과정에서 한 소년이 바다에 빠지는 사고까지 일어나면서 마을 사람들은 이 문제를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바다표범을 지켜야 할까, 사람들의 삶을 지켜야 할까. 어린이 책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장면이 인상 깊었어요.
개인적으로 마음에 남았던 부분은 이 이야기에서 누가 옳고 누가 틀렸다고 쉽게 말하지 않는다는 점이었어요. 바다표범도 삶의 터전을 잃고 있고, 어부들도 하루하루의 생계를 걱정하며 살아가고 있거든요. 릴리는 어느 한쪽을 비난하기보다 “함께 살 방법은 없을까요?”라고 묻습니다. 그 질문이 참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시리즈가 벌써 열네 권까지 이어졌다는 것만 봐도 전 세계 아이들과 부모들에게 얼마나 사랑받았는지 느껴지더라고요. 우리 아이도 읽으면서 단순한 모험 이야기를 넘어서 자연과 동물, 그리고 사람의 삶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아요. 동물을 좋아하는 아이, 환경에 관심이 있는 아이, 그리고 조금 더 깊이 있는 이야기를 읽어보고 싶은 중학년 이상의 아이들에게 특히 잘 맞을 것 같습니다.
작은 바다표범 한 마리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결국 마을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고 변화를 만들어 가는 모습이 참 따뜻하게 다가왔어요. 특별한 능력보다 더 중요한 건 누군가의 목소리를 들어 주는 마음이라는 것도 다시 느끼게 해 준 책이었습니다. 우리 아이가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조금씩 배워가길 바란다면, 그리고 서로 다른 존재들이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생각해 보길 바란다면 한 번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읽고 나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