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제공
요즘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차별’이라는 단어가 생각보다 낯설지 않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뉴스에서도 자주 등장하고, 학교나 SNS에서도 자연스럽게 접하다 보니 아이들도 이 주제에 대해 궁금해하더라고요. 그런데 막상 아이 눈높이에서 차별과 편견을 이야기해 주는 책은 많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그런 면에서 제리 스피넬리의 《하늘을 달리는 아이》는 참 소중한 책입니다.
이 책은 미국 최고 권위의 아동문학상인 뉴베리상과 보스턴 글로브 혼북상을 동시에 수상한 작품으로,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번역 출간되고 330만 부 이상 판매된 작품이라고 해요. 오랫동안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아 온 이유가 무엇일지 궁금한 마음으로 우리 아이와 함께 읽어 보게 되었는데요, 읽고 나니 왜 많은 사람들이 이 이야기를 추천하는지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습니다.
이야기의 배경은 1960년대 미국의 가상의 마을 ‘투밀스’입니다. 이곳은 흑인과 백인이 서로 구역을 나누어 살아가는 곳이에요. 열차 사고로 부모를 잃은 열두 살 소년 제프리 머기는 집을 떠나 떠돌다가 이 마을에 도착하게 됩니다. 그리고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달리기 시작합니다. 너무 빨라서 아이들이 붙여 준 별명이 바로 ‘매니악’이죠.
매니악 머기는 흑인 구역과 백인 구역을 아무렇지 않게 오가며 달립니다. 어른들이 굵게 그어 놓은 경계를 아이의 발걸음으로 가볍게 넘어버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그는 흑인 소녀 어맨다의 가족과 함께 지내며 따뜻한 가족의 온기를 느끼기도 하고, 백인 구역의 노인 그레이슨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또 다른 가족의 의미를 경험합니다. 하지만 세상의 편견은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머기가 어디를 가든 불편한 시선이 따라붙고, 결국 그는 다시 떠돌이처럼 살아가게 되지요.
그런데도 머기가 사람들을 만나고 손을 내밀 때마다 마을의 공기가 조금씩 달라집니다. 처음에는 경계하던 아이들이 점점 마음을 열고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도 조금씩 변해 가는 모습이 참 인상 깊었습니다. 우리 아이도 책을 읽다가 “왜 어른들이 더 복잡하게 생각해?”라고 묻더라고요. 그 말이 참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아이들은 함께 놀면 친구가 되는데, 어른들은 자꾸 조건과 경계를 만들게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이 책이 좋은 이유는 차별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억지로 설명하거나 가르치려고 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이야기 속에는 유머도 있고 속도감도 있으며 무엇보다 아이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함이 있습니다. 그래서 읽는 동안 부담스럽지 않지만, 다 읽고 나면 자연스럽게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힘이 있는 이야기였습니다.
특히 친구 관계로 고민하는 아이들, 다름에 대해 질문이 많은 아이들, 그리고 뉴베리 수상작이나 성장 소설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사실은 부모님이 함께 읽어도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가 무심코 가지고 있는 작은 편견이 아이에게는 큰 벽이 될 수도 있다는 걸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 주거든요.
이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됩니다. ‘나는 어떤 선택을 할까?’라는 질문 말이에요. 아마 그 질문이 바로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힘이 아닐까 싶습니다. 차별과 편견이 쉽게 드러나는 요즘 같은 시대에 아이와 함께 읽기 참 좋은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빠르게 달리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이야기, 경계를 넘어서는 용기와 서로에게 손을 내미는 따뜻함을 아이의 눈높이에서 전해 주는 책 《하늘을 달리는 아이》. 우리 아이가 더 넓은 세상을 이해하고 다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란다면 아이와 함께 꼭 한 번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달리는 아이의 발걸음이 우리 아이의 마음에도 작은 변화를 남겨 줄지도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