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미술관 - 양정무의 미술 에세이
양정무 지음 / 창비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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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또 한 권의 책을 손에 넣었다. <벌거벗은 미술관> 제목부터 호기심을 확 이끄는데...

책을 마주한 첫 인상도 그러했다. 책표지에 빨간색 커버도 눈에 확 띄는데 커버에 틈을 둬서 그 사이로 그림이 슬며시 보인다. 책 띠지를 벗기고 책을 한꺼풀 벗겼다 밖을 엿보는 한 남자의 눈동자, 틈 사이의 그 남자가 나를 바라보고 있는지 내가 그를 훔쳐보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꼭 내가 그 남자를 몰래보다가 들켜버린 기분이다. 틈 사이 밖을 훔쳐보던 그 남자의 정체는 <오스발크 크렐의 초상>이다. 여지껏 처음보는 그림이다. 이 초상화를 그린 사람은 자의식 강하기로는 두 번째 가라하면 서러울 알브레히트 뒤러다. 그의 작품답게 그림 속 오스발크 크렐이라는 남자의 표정도 예사롭지는 않다 갑자기 이 남자가 어떤 남자인지 궁금해서...

이 사나이에 대한 이야기가 이 책 속에 들어있을 것만 같아서 빨리 책을 펼치고 싶었다. 올 초 알게된 그림으로 다시 여기서 보니 반갑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흰 족제비를 안은 여인>이다 다빈치하면 모나리자만 떠올라서... 이 여인의 모습이 신선했다. 미술관에도 없는 미술 이야기라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한번도 접하지 못한 이야기들로 가득해서 어디에도 없는 미술 이야기라고 해도 무방할 듯 하다. 처음부터 충격(?)적인 내용으로 시작이다. 꼭 스릴러 예술 영화를 보듯 반전에 반전이 가득한 이야기다. 세상사가 하나로만 나열된 것이 아니라 미술, 정치, 역사 등등 인간사 모두가 얽혀있다는 걸 알게해 준다. 스릴이 가득하지만 절대 어렵거나 부담스럽지 않다. 양정무님의 글의 특징은 쉽고 친근하다는 것이다. 아무런 사전 지식이 없어도 첫 장을 읽기 시작하면 끝까지 읽지 않을 수 없을만큼 흥미진진하다. 미술, 예술에 관한 책이 그들만의 리그처럼 어렵게 표현한 것이 항상 불만이었는데 모처럼 술술 읽히면서도 재미있는 책을 만나게 된 기쁨이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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