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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김용택 지음 / 푸르메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기말고사 준비한답시고
도서관에 틀여 박혀 책을 본다.
공부하다가 배가 고프면 그 핑계 삼아 집에 와서 밥먹고
다시 책 들여다 보다가 엉덩이가 아프면
그 핑계 삼아 밖에 나가 군것질을 한다.
겨우 한과목 정리하고
옆에 예쁘게 놔두었던 시인의 책으로 눈이 간다.
집어 들고 한장 한장 넘긴다.
주책맞게 눈물이 난다.
도서관인데 콧물도 난다.
이런 화장지도 없다. --;
어쩔 수 없지.. 뭐..
코를 들이 마시면서 내 눈은 글씨에 고정되어 있다. 몇걸음만 옮기면 밖에 화장지가 있지만 그 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에서다.
그리운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너무나 사랑하고 존경했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나는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지만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니 그 사람들을 향한 시인의 마음과
그 사람들 개인이 아니라 시인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는 감동으로 눈물을 흘린다.
이게 사람인가 보다.
존재적으로 혼자는 살수 없는 사람.
사랑하면서 사랑받으면서 그렇게 살도록 만들어진 존재.
시인이 그리워하며 불러보는 그 이름들...
내가 나이가 더 들면 나에게도 뼈에 사무치는 그리운 이들이 생겨나겠지.
'사람이 그러면 못써.'라고 가르치셨던 어머니의 그 가르침에서 그 어떤 것보다 사람 그 자체에 관심을 기울였던 시인.
그 시인의 마음이
모든 살아있는 존재를 보면서 감동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던 듯 싶다.
양화진 문화원에서 강의했던 내용이 다시 떠오른다.
나는...
살아 있는 것으로부터 감동을 받는 사람인가
죽어 있는 것으로부터 감동을 받는 사람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