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부정
M. 스콧 펙 지음, 민윤기 옮김 / 김영사 / 2001년 10월
평점 :
절판


대학 1학년때 사회과 교육을 공부하면서 교수님이 포럼에 대한 수업을 하셨다. 이해를 돕기위해 실습을 권하셨는데 주제는 안락사였다. 대학새내기로 그리고 동기들 앞에 나서고 싶은 욕심에 발표를 맡기로 하고 안락사에 반대하는 입장에 나섰다. 그리고 다음날 안락사에 찬성하는 친구들을 압도적으로 누르고 수업을 이끌어 갈수 있었다. 오랜 시간을 두고 그 사건(?)을 자랑스러워했다.

영혼의 부정을 선택할 때도 그랬다. 안락사? 당연히 안돼는 일이지. 저자도 그런 말을 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흔들리고 당황스럽다. 내가 당황하는 것은 인간의 죽음과 삶의 문제에 대해서 너무나 단순하게 생각했었다는 점과 그것이 얼마나 무지한 모습이었는가를 깨달은데 있다. 나는 여기서 왜 안락사에 반대하는가를 얘기할 수 없다. 내가 얻은 것은 안락사에 대한 뚜렷한 의견이 아니다.

나는 이제서야 죽음에 대한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보기 시작했을 뿐이다. 스캇 펙 박사는 어렵지 않은 말로 영혼의 문제와 삶, 죽음의 얘기를 하고 있지만 이제서야 진지하게 다가서기 시작한 사람으로서는 혼란스럽고 어렵게 느껴진다. 다른 사람의 삶의 질의 문제를 나는 어쩌면 그리도 간단하게 평가하고 있었을까. 나는 어쩌면 나의 삶에 대해서 이렇게 단순하게 생각하고 있을까. 영혼의 부정은 나에게 결론을 주었다기 보다 화두를 던지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