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나의 도시
정이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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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사랑의 끝을 경험해 본 사람들은 안다.

소모하지 않는 삶을 위해 사랑을 택했지만, 반대로 시간이 지나 사랑이 깨지고 나면

삶이 가장 결정적인 방식으로 탕진되었음을 말이다.

- 달콤한 나의 도시 중에서...

 

사랑인지 아닌지 모를 연애를 하면서 느낀 것은 참 소모적이라는 것.

그래서 나이가 들어가면 갈수록 연애가 귀찮다고 느껴지고,  정말 그냥 선봐서

바로 이 사람이야 싶은 사람과 순식간에 결혼하기를 꿈꾸기도 한다.

정말 확률적으로 어이없는 일이겠지 싶다.

 

누군가가 나에게 사랑한다고 말해도 이젠 믿기도 힘들고, 받아들이기도 힘들다.

온갖 생각들이 머리속에 혼잡스럽게 돌아다니고,

무엇보다도 내 삶이 소모되어 버릴 그 끝이 뻔한 일을 또 해야 한다는 것. 감당하기가 버겁다.

내 삶은 아직 살아갈 날이 더 많이 남아있겠지만, 더 이상 소모하게 되면,

난 금방이라도 늙어버릴 것만 같다.

차라리 정말 저런 소모보다는 연말정산용 카드 사용내역서를 놀랄 눈으로 들여다 보는 것이

훨씬 맘이 편하다. 

순식간에 퍼져버리는 독보다 더 빠르게 사람을 죽게 하는 것은 사람의 마음이라지...

 

이 소설은 조선일보 연재되었을 당시 한번도 빼먹지 않고 본 소설이다.

신문을 보면서 이렇게 열심히 읽은 소설은 처음이었으니, 책이 나와서 산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나오자마자 샀는데, 사고 나니 왜 이리 이벤트는 많이 하는 것인지. -_-;

다시 읽으면서 이 소설에 대한 시각을 달리 보게 되었다.

연재는 읽으면서 당장 내일의 결과가 궁금해서 죽겠다는 성급한 마음이 앞섰는데,

소설을 읽으니 전체 그림을 그리면서 읽게 된다. 이게 단행본의 맛이 아닐까?

 

하나 잘날 것도 없고, 그렇다고 비참할 것도 없는 이 주인공이

나같고, 내친구들같아서 친근하게 다가온 이야기 같다.

30대 여성 싱글들이 넘쳐나고, 또 하나씩 사라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남아있는 싱글들.

이 책을 읽으면서 아마도 많이들 공감하셨으리라 (공감못하실 분들은 이 책 읽지도 않으셨을리라

아마도 그런분들은 자기 개발서나 경영서에 더 신경을 쓰시겠지)

 

평범하지만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는 그냥 우리들 이야기 같은 소설이라

이책도 그렇고, 오쿠다 히데오의 걸도 그렇고, 순식간에 읽고 만 것 같다.

 

아쉬웠던 점은 권신아의 일러스트가 몇개 없었다는 점이다.

신문에는 매일 그림이 같이 연재되어서 좋았는데 말이야.

 

어쨌거나 평범한 나는 평범한 인생을 꿈꾸면서도 달콤한 인생을 살기를 바란다.

온갖 여러가지 맛이 난무해도 그 안에서 달콤함만을 쏙 뽑아서 맛볼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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