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에 뜬 나의 맨발
에리카 종 지음 / 넥서스 / 1995년 1월
평점 :
절판


에리카 종의 두번째 소설-허공에 뜬 나의 맨발-은 자니 모턴이라는 시인이 준 노트의 제목이다. 이사도라 윙은 29살때까지만해도 날기를 두려워 했다. 그녀의 심연 속엔 늘 알지 못할 두려움이 존재했고 실로 소심투성이였다. 정신과를 드나들다가 만난 정인과 의사 베네트는 그녀의 두번째 남편이 된다. 에리카 종을 유명하게 만든 처녀작 -날기가 두렵다-에서 이사도라는 프로이트의 고향에서 끊임없이 방황한다. 일차적 외피론 한 유뷰녀의 철없는 방황이지만 내피의 이사도라는 소설가로서, 삶과 사랑에 있어 한층 성숙된 자아를 만나게 되며 더이상 날기에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다. 자신을 깨달은 자는 다시 태어나는 법이다. 그런 이사도라를 데리고 에리카 종은 돌아왔다.

-허공에 뜬 나의 맨발-은 감성적이고, 똑똑하고, 이제는 꽤 유명한 시인이 된 이사도라의 3년후 이야기다. 이제 이사도라는 정말로 남편을 떠나려고 한다. 이사도라의 정신적인 방황은 여전하다. 예전에 남편이 외도를 했고, 그 상대를 사랑했다는 것에 분개한다. 이사도라는 한번도 자신의 남편에게서 사랑을 받은 적이 없었다. 간혹 느낀 것도 모두 거짓이었다. 남편은 물론 나쁜 사람은 아니다. 오히려 그녀를 지지한다. 그러나 무심한 것이 탈이다. 이사도라는 자신의 소설 캔디다의 고백이 더 없이 잘 팔리고, 영화화 제의도 받지만 행복하지 못하다. 자신의 애인들과 친구들을 만나보지만 소용없음을 느낀다. 그러다가 할리우드에서 만난 6살 연하의 조시에게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서로에게 그림자처럼 애착하게 된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자문한다. 행복과 사랑이란 무언가.

에리카 종은 이사도라 윙이라는 사고가 많은 페미니스트를 만들었다. 그녀는 지성적이고, 유머러스하며 자신을 업악하지 않는다.그리고 불행을 선호하는 문인을 경멸한다. 그녀의 속삭임은 너무나 경쾌하고, 그녀의 시각은 더 없이 신랄하다. 그래서 그녀의 생각을 읽은 것은 한층 더 재밌다. 어릴적 입안에만 들어가면 혀에서 토도독 소리를 내며 녹던 전기 사탕이 있었다. 에리카 종의 소설을 그 사탕의 맛이다. 혀를 쪼는 듯한 사탕은 요란하게 소리내지만 금새 부드러운 액으로 변해 목구멍으로 넘어간다. 그러면 달콤한 향이 입속에 오래도록 남는다. 톡톡 튀는 재치있는 비유는 이사도라에게 생기를 더한다. 무엇보다 이책엔 무수한 문학을 풍자해논 이사도라의 생각을 읽는 것이 큰 재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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