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옷
김정 지음 / 해냄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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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 장편소설
바람의 옷 
 


김정의 장편소설 <바람의 옷>은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주인공이 한 군데 정착하지 못하고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심리적인 방황을 거듭하면서
'나는 누구인가'를 끊임없이 생각하며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에요.


"매듭이 있는 채로 풀지 못한 숱한 갈등,
그리워해야 할 것을 그리워하지 않은 죄책감,
애도하지 않은 채로 그냥 보내 버린 죽음들,
그리고 이렇게 모든 걸 어질러 놓은 자신을 만나게 되는

쓰라림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p 13)


70여 년 동안 자신이 살아온 삶을 돌아보면서
기억에 남은 장면 하나하나를 회고하는 형식으로 쓰여 있어
감각적으로 그려진 내용이 살짝 이해하기 힘들어

몇 번씩 되풀이하여 읽어야 하는 부분이 있기는 했지만
주인공의 아픔과 슬픔, 한군데 정착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방황하는 모습이 안타까웠어요.






 



전체 3장으로 이루어진 <바람의 옷>은
1장에서는 주인공의 어린 시절부터 자아를 찾기 위해

 더블린, 에든버러, 런던, 파리 등으로 떠돌아다니던 젊은 날의 모습이
2장에서는 나이 들어 서울에 자리 잡은 주인공이 화방에서

자신의 오래된 물건을 보수하게 하여 만나게 된 젊은이 이야기가
3장에서는 주인공과 젊은이 사이에 연관이 있을지도 모르는 친구 혜주 이야기를 하면서
끊어질 듯 이어지는 삶이 무언가에 실려가고 있음을 깨닫게 되는 내용이랍니다.

 

"단 한 존재가 없어 온 세상이 허전했다."

"그게 누구였든지 늘 모자라고 채워지지 않아
바람 소리를 따라 주위를 돌아보며 찾고 또 찾지는 않았는지.." (p153)



불우한 어린 시절, 실패한 결혼, 자신과 같은 아픔을 자식에게 대물림한 죄책감,
그토록 만들고 싶었던 '아늑한' 집이지만 결국에는 떠날 수밖에 없어 외로움만 남고....
가슴속 깊은 곳에 뭔가 헛헛한 것이 있어서 

그토록 고가구, 고물건 수집에 집착한 것은 아닐는지...
그래서 그렇게 바람처럼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는 삶을 살아야 한 건 아닌지....







김정의 장편소설 <바람의 옷>
'바람'처럼 떠돌던 주인공의 삶에 포근하고 따스하게 감싸주는 '옷'을 입혀주고 싶네요.
우리는 우리의 허전함을 채워주는 '한 존재'를 빨리 만날 수 있기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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