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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경험 - 정치는 어디서, 언제, 어떻게 되어지는가?
김상철 지음, 익킨 그림 / 피그말리온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공동경험
정치는 어디서, 언제, 어떻게 되어지는가?
글 : 김상철 / 그림 : 익킨
금융실명제, 지존파 사건, IMF 구제금융, 스크린쿼터제,
금강산 관광, 주 5일 근무제, 노무현 대통령 탄핵, 한미 소고기 협상,
4대강 사업, 쌍용자동차 해고, 천안함 침몰, 유병언의 죽음
메르스 사태,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 박근혜 탄핵 등
김영삼 정부가 시작되는 1993년부터 2017년까지의 일어났던
61가지의 사건사고를 제대로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에요.
그동안 정말 수박 겉핥기 식으로만 알고 있던 것들의 내막과
끈적하게 연결되어 있는 인과관계를 파악할 수 있었고
정부와 기득권을 지닌 사람들이 권력과 부를 유지하기 위해서
어떠한 꼼수를 부렸는지, 국민들에게 어떤 눈속임을 했는지
세세하게 파악할 수 있었어요.

저자는 민주화 이후 정부들의 주요 사건들을 꼽아,
나름대로 현재 일어난 일에 초점을 맞추어 현재까지 영향을 미치는
우리 사회의 공동 경험이라고 볼 수 있는 사건들을 분석했어요.
정부가 바뀌는 표면적인 변화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것을 밝히고,
동일한 사건이 반복되는 것을 끊어내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하네요.
즉, 지금까지 겪었던 다양한 사건 사고들의 원인과 결과를 알고
똑같은 잘못을, 같은 경험을 하지 말자는 이야기랍니다.

1995년 씨프린스호 침몰 사고 - 2007년 삼성-허베이 스피릿호 침몰사고(태안 기름유출 사고)
2005년 홍덕표 농민 죽음 - 2016년 백남기 농민 사망
김영삼 대통령의 세계화 - 노무현 대통령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일련의 사건들이 정권을 달리하여 반복되어 있다.
정권 교체라는 가시적인 변화와는 다르게 한국 사회 기저에 흐르는
어떤 일관성이 드러나는 것을 아닐까?

1993년 3월부터 시작한 김영삼 정부.
초등학교 6학년 시절인지라... 굵직굵직한 사건들은 기억이 나네요.
김일성 사망, 삼풍백화점 붕괴, 전두환, 노태우 구속, IMF까지.
일련의 사건 속에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의미를 몰랐지만
뉴스를 통해 봤던 사건 사고들이네요.
김일성이 죽어 좋다는 어른들이 기억나고,
삼풍백화점 붕괴 현장에서 구조되던 사람들의 모습,
전두환, 노태우 대통령이 하늘색 비스무리한 옷을 입고 법정에 서있던 모습,
IMF로 인해 아빠의 일거리가 줄어들어서 걱정하는 엄마의 모습 등
책을 읽으면서 그때 그랬었는데 하는 기억이 많이 났어요.
그 기억에 그런 일련의 사건들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정황과 원인, 과정, 결과들을 알게 되니, 화가 나기도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십 년이 지난 지금이 '그대로'라는 사실이 허무하기도 하네요.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돌아보며
'공동경험'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현재의 시점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
우리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지를 알려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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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정부의 공동경험 : 지체
김대중 정부의 공동경험 : 3김시대라는 구체제의 종말
노무현 정부의 공동경험 : 다수의 이익 & 체념하는 '불만'
이명박 정부의 공동경험 : 염치없는 사회
박근혜 정부의 공동겸험 : 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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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공동경험으로 이어지는 이 사건들이 다시는 반복되는 일이 없도록
이 땅의 시민으로서 정치사회에 대한 견제와 감시를 해야 할 것이다."

30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무관심했던 정치에 관심이 가지더라고요.
그동안 뉴스 제목으로만 알아왔던 일련의 사건사고들을
<공동경험>을 통해 원인, 과정, 결과들을 자세히 알 수 있어 좋았어요.
"우리가 언론에서 접하는 대부분의 정치 사건에 대해 '그렇지 뭐'하고
냉소하는 '직관적 사고'를 극복할 수 있는 '경험의 혁명'을 기대한다."
어쩌면 지금 그런 '경험의 혁명'이 진행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네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키지 못한 경험을 토대로
문재인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언론에, 여론에 휘둘리지 않으려는 모습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