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의 쓴맛 햇살어린이 43
심진규 지음, 배선영 그림 / 현북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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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어린이 43

조직의 쓴맛



 

글 : 심진규 / 그림 : 배선영



 

15년 동안 초등교사를 하고 있는 작가 심진규의 첫 장편동화.

초등 1학년 교실의 모습과 학교생활에 대한 묘사가 어쩜 이리 현실적일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역시 경험하고 겪었던 일들이라 그랬던 거군요. ^^


 


 

 

 

<조직의 쓴맛>은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는 고순자 선생님의 마지막 교단 일기에요.

겉모습은 얼굴에 주름이 자글자글, 뽀글뽀글 파마머리의 스님 옷을 입고 있는 할머니 선생님이지만

 다년간의 경험을 통한 지혜와 아이들을 다루는 숙련된 기술,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유머 감각과 누구보다 아이들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갖추고 있답니다.


 

 


 

 

 

 

 

하지만 우리의 주인공 찬이는 그런 선생님의 진가를 첫눈에 알아보지 못해요.

옆 반의 새로 오신 젊고 예쁜 신규 선생님을 부러워하죠.
아침 맞이 인사로 두 팔 벌려 안아주려는 선생님을 피해 교실로 들어가고,

하교하면서 공부하느라 고생했다며 반 아이들을 안아주려는 선생님 몰래 뒷문으로 도망치기도 하지요.

 

 


 

 

 

수업 첫날부터 밥 잘 먹고 똥 잘 싸는 일의 중요성을 강조하느라 온통 똥 이야기를 늘어놓아요.

그러면서 화장지 사용하는 법, 똥 누고 물 내리는 법 등을 알려 주네요.

 게다가 '아침에 똥 누고 학교 오기'를 숙제로 내는 선생님.

찬이는 하루 종일 똥 이야기만 하고, 다 아는 시시한 것을 알려주는 할머니 선생님이 마음에 들지 않아요.

 

 

역시 아이들이 좋아하는 똥, 방귀 이야기.

시큰둥하게 듣고 있던 아들램... 어느새 입가에 미소를 지으면서 책에 집중하기 시작하네요. ^^


 

 


 

 

 

 

이런 찬이가 선생님을 다시 보게 되는 계가 되는 사건이 발생해요.

장난꾸러기 해준이가 복도에서 전속력으로 달리고 슬라이딩하면서

찬이와 부딪혀 넘어진 것이지요.

벌받는 게 무서워 어떻게 된 일인지 물어도 대답하지 않는 찬이와 해준이에게

선생님은 속마음을 술술 말하게 하는 약이라며

 '열려라 닫힌 입'이라 쓰인 병에서 약을 꺼내 주시네요.


 

아이들이 잘못했을 때 무조건 혼내거나, 벌을 주는 것이 아닌

아이들 스스로 반성하고, 잘못을 느끼게 하고,

 자신의 잘못을 스스로 시인하게 만드는 고순자 선생님만의 노하우.


 

 

 

 

단어를 못 외우겠다는 아이들 머리에 양손을 대고 '기억력아, 좋아져라~' 주문을 외우고,

'돌아보지 마!', '나는 모델', '내 말 좀 들어' 등 힘들지도, 아프지도 않고 그냥 웃기는 벌을 주고,

 한글을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한다며 운동장 바닥에 자기가 본 것을 직접 써 보게 하는 선생님.

날마다 받아쓰기를 하는 옆 반 신규 선생님 반보다 찬이는 점점 우리 반이, 선생님이 좋아지기 시작해요. 

 

 

 


 

그러던 어느 날, 글자를 쓸 줄 모른다고 승혁이를 놀린 해준이.

친구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이 정말 나쁜 행동이라며 선생님은 해준이에게

 '조직의 쓴맛'이라는 벌을 줘요.

그 '조직의 쓴맛'이 궁금한 아이들이 선생님 서랍에서 몰래 유리병을 가져가

'조직의 쓴맛'의 맛을 보게 되지요. '조직의 쓴맛' 때문에 아이들이 배탈이 났다면서

학교에 찾아온 엄마들. 따지는 엄마들 앞에서 쓰러진 선생님.


 

1학년 2반 아이들과 고순자 선생님은 어떻게 될까요??

 

 


 

 

읽는 내내 웃음이 멈추질 않는 <조직의 쓴맛>

이제 막 초등 입학한 아들램도 고순자 선생님 같은 분을 만났으면 좋겠어요. *^^*


 

 

 

“조금 느려도 괜찮아. 단 힘들다고 멈추면 안 돼.”
<조직의 쓴맛>에서는 성적과 시험을 중시하고

아이들을 경쟁 구도로 내몰면서 엄격하게 통제하는 신규 선생님과

아이들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마음을 나누고자 하는 나이 많은 선생님의 교육 방식이 대비되어 나타나요.

 찬이의 누나 민이의 입을 통해 

'나만 잘되면 된다, 도움 되는 친구만 사귀어라' 하는 식의 말들이 나오지요.


 

"쟤랑 놀지마" 이런 말들을 아이들에게 무심코 내뱉는 엄마들이 있죠.

말썽쟁이, 개구쟁이, 문제아인 아이들과 멀리하라는 엄마의 말. 과연 옳은 것인지...

우리 교육의 현실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고,

아이들을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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