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5년 차, 마흔여섯의 남편이 갑자기 뇌졸중으로 죽었다.
분명 도쿄로 출장을 간다고
했는데,
지금 살고 있는 지역의 호텔에서
말이다.
항상 회사일로 항상 바빴고, 회식이며 외박이 잦았던
남편이고,
부부 사이에 흐르는 깊은 거리감
때문인지 쇼윈도 부부처럼 살았던 가요코는
남편이 죽어서 슬픈 것보다는 해방감, 자유로워졌다는 느낌이 먼저
들었고,
당장 마감이 코앞인 지방정보지
회사의 맡은 일이 더 걱정이 되었다.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높은 위치의 마당에는 과실나무와 꽃을 심고 허브
화단까지 있는
빨간 기와지붕의 집에서 남편 없이 혼자서 자유롭고,
행복한 생활을할 것이라는 기대와 설렘을 가진
가요코에게....
시부모님은 시도 때도 없이
주인도 없는 집을 방문하고
'분향
드린다'라는 이유로 처음 보는 친척들이 찾아와 집 구경을 한다.
또, 남편이 바람을 피웠을 거라 추측만 하고
있었는데....
고등학교 때부터 남편과
사귀었다고 여자가 가요코 앞에 나타나
유품으로 남편의 잠옷을 달라고 하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