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건축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이레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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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보통 책은 우리는 사랑일까를 제외하고는 거의 읽었다.
이번에 보통이 선택한 건축이라는 주제는 읽기에 만만치 않았지만 나름대로 도전하는 맛이 있다.
보통의 장점이라면 역시 개인의 경험과 사변을 모두가 공감할 내용으로 전한다는 것인데, 이 책에서는 그런 면이 다소 적은 대신 보다 풍부한 지식으로 모르던 분야에 대해 가이드 역할을 해주는 것 같아 좋았다.
아파트 촌과 회색 빌딩으로 숲을 이룬 곳에 살며, 그것을 어느 순간 당연시하다가 행복의 건축을 읽으니 당장은 아니지만 건축, 좁게는 내가 살 집도 내가 선택할 수 있다는 꿈이 생긴다.
좋은 건축, 아름다운 건축에 대해 꿈을 키우게 만드는 유익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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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에 가기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이레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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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주변에 보통의 글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 그의 명성은 익히 들었으나, 그는 왠지 선뜻 집어 읽기 어려운 작가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계속 미루고만 있던 차에 나온 <동물원에 가기>. 분량도 얇고 표지도 상큼하다. 그래서 이번에는 용기를 내 책을 사서 읽게 되었다. '일상성의 발명가'라는 띠지 문안처럼 그는 내가 무심히 지나쳤던 일상의 단면들을 지적이고도 유쾌하게 포착해나간다. 글 잘 쓰는 사람이 부럽다는 생각이 오랜만에 들었다. 이 책을 읽고 기분 좋은 숙제가 많아졌다. 그의 다른 책들도 찾아 읽고 싶고, 글에 인용된 작가들이나 화가들의 작품도 찾고 싶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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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꽃피는 민들레 국수집
서영남 지음 / 더북컴퍼니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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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민들레 국수집.. 낯익다 했더니 올 봄에 <인간극장>에서 방영된 걸 본 기억이 있었다. 노숙자들이 따뜻한 밥 한 끼를 배불리 먹고 돌아서는 그곳에 감동받았던 기억이 있는지라 주저하지 않고 책을 샀다. 민들레 국수집이라는 작은 공간에서 하루에 150명 가량의 사람들이 식사를 한다고 하니 성서에 나온 오병이어의 기적이란 것이 이런 게 아닐까 싶다. 노숙자와 알콜중독자들의 변화를 묵묵히 도와주고 기다려주는 일을 해오시는 서영남 수사님의 모습이 존경스럽기만 하다. 수사님과 민들레 국수집 식구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어느새 좁아진 내 시야의 한계를 느껴버렸다. 나눔이란 건 그렇게 거창하고 어려운 일이 아니다. 수사님의 생활은 그것을 몸소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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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랑은 왜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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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 김영하의 팬으로 기대를 읽고 책을 읽었지만 다 읽은 뒤의 느낌은 실망스러웠다고 하는 편이 정확하다. 이야기에 대한 형식적 실험에 대한 관심이 묻어 닜다는 건 알겠는데 그것이 소설이 전해줄 수 있는 교감의 영역을 쉽사리 무너뜨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김영하가 이 소설을 쓰면서 열광했을 소설들, 가령 <프랑스 중위의 여자>와 <장미의 이름>과 같은 소설들의 형식미를 자신도 염두에 두었을 것이나, 등장인물들의 위치를 기계적으로 자리매기니 인물들은 생생하게 소설 안에서 살아 숨쉬지 못하고 작가의 신과 같은 권력의 모습만이 크게 자리할 뿐이다. 실험은 환영하되 그 접근방법에 있어서 좀더 깊은 생각이 있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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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천년을 산 것보다 더 많은 추억을 갖고 있다
박철화 지음 / 문학동네 / 199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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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천년을 산것보다 더 많은 추억을 갖고 있다> 라는 제목의 과장법을 알면서도 또한 그 제목에 끌려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좀 실망스럽습니다. 누군가 공들여 쓴 작품을 폄하시키는 것에 대해, 먼저 내가 그럴 자격이 있는가라는 의구심이 들기도 하지만 그 실망이 단순한 감정적 이끌림 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기에 말하고 싶습니다

먼저 이 작품을 읽으면서 여러 작품들의 느낌이 생각났습니다 헤밍웨이의 <해는 또다시 떠오른다>의 주인공들처럼 그저 쾌락의 한때를 한무리의 젊은이들의 이미지가 떠올랐고, 한편 시대와 정체성 찾기에 골몰하는 치열한 젊음의 모습에서 이인성의 <낯선 시간 속으로>에서의 상처받은 인물이 겹쳐졌습니다 그렇지만 사치와 쾌락의 한때를 보내기엔 이들은 너무 진지하고 치열하게 바닥을 보일 때까지 좌절하지 않는 이들은 너무 가볍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하라는 주인공, 아버지의 부재와 80년대의 암울한 대학의 풍경 에서 글쓰기라는 삶의 대안을 거부하고 자폐증적인 폐쇄 심리를 보이는 그의 모습이 그다지 신선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이 유감스럽습니다 그리고 결말 부분에서의 긍정적 변화도 설득력있거나 감동적이지 못했구요

시간과 인물과 장소가 뒤엉킨 이 소설이 진정 300페이지가 넘는 장편으로 묶여졌어야 했는지 궁금합니다. 차라리 압축해서 전달했더라면 훨씬 좋지 않았을까요?

<이제 내게는 새롭게 펼칠 시간들이 깨끗하게 바람이 쓸고 지나간 모래언덕처럼 남아 있다. 없는 길을 찾아서 길 위에다 마음의 발자국으로 말을 적으며 나는 떠날 것이다. 모든 언덕을 향해. 그래서 떠날 수 있는 마지막 순간까지 내게 주어질 것들을 사랑하고 싶다. ...> 주인공은 윤동주의 서시처럼 순결한 결심을 하고 희망에 부풀지만 책을 덮는 저는 뭔가 아쉬움이 자꾸 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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