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연애 - 서가에서 꺼낸
문아름 지음 / 네시간 / 2013년 12월
평점 :
품절


먼저 글을 쓰기 전에 이 말부터 하고 싶었다.

이 책을 쓴 저자 문아름은 적어도 내 스타일의 여성은 아니다.

그래? 그래서 뭐가 어쨌다고?... 아니, 단지 그렇다는 말이다.

 

이제 작가의 나이는 서른이 되었을까?

나이 서른이 주는 이미지는 이미 하나의 성숙한 존재로서 충분한 무게감을 던져주지만 이상하게도 지금껏 내가 만난 대부분의 서른에 다다른 여성들 (당연히 남성 포함)은 아직도 어딘가 모르게 애들 같은 사람들이었다. 유유상종 이라고 당신이 그러니 그런 사람들만 주변에 꼬인 거라고 하면 뭐 딱히 대답할 말은 없지만...

 

그런데 도대체 작가 문아름은 책 속에서 본인을 연애 때문에 지지리 궁상을 떠는 여성으로 소개하고 있지만 적어도 연애에 있어서 만큼은 50대를 넘어선 듯 보인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남자와 만나고 헤어져 본 것이지? 그리고 그 만난 남자들마다 그렇게도 많은 사연들을 남기려면 도대체 어떻게 연애를 해야 하는 것이지? 하기야 이런 경험들이 있기에 책 안쪽 표지의 작가 소개에서 말랑말랑한 공감 능력으로 주변의 연애 상담을 도맡고 있다고 소개할 수 있겠지.

 

적어도 고등학생 때부터 스물아홉 결혼하기까지 두, 세 명의 여자만 짝사랑 하다가 처음으로 연애라는 것을 해보고 퍼뜩 결혼해버린, 그리고 그 연애 기간 동안 만나면 내리 걷거나 아니면 영화관 가는 것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때워 버린 나 같은 사람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내용들이었다. 아하, 그래서 와이프가 지금에 와서 그때에 내가 뭔가 홀렸지하면서 한숨을 내쉬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작가의 글은 상당히 날카롭다. 잘못하면 베일듯하다. 그래서인지 읽는 내내 처음 책을 집어 들었을 때 기대 했던 책 제목에서 주는 연애의 달콤함 대신 불편함을 더 느끼었고, 무엇보다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연애에다가 그것도 여성의 심리이니 만큼 작가의 감정에 공감하기는 쉽지 않았다고 하는 것이 더 솔직하리라. 그리고 그런 면에서 둥글둥글 무난한 여성을 선호하는 내게 있어서 모두에 이야기한 바와 같이 작가는 적어도 내 스타일의 여자는 아니라는 점이고.

 

이쯤에서 최소한 이 점만은 명확히 해야겠다. 괜한 오해사고 싶지는 않으니까. 글쟁이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고 글쓰는 훈련을 받았으며 또한 글쓰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기에 글 자체의 수준은 훌륭하다. 그런데 왠지 모르게 여백이 없다. 그래서 글 읽는 내내 쉬어 갈 곳이 없어서 숨이 좀 가쁜 것을 느낀다. 그것은 어쩜 한창 연애에 민감한 나이대의 민감한 감성이 그대로 책 속에 드러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약간 과장해서 이제 조금 있으면 며느리 볼 나이대의 나에게는 그런 감성이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그런데 원래 글쟁이가 되기 위해서는 이렇게 듯도 보도 못한 책들을 읽어야만 하는 것인가? 나름 꽤 책을 읽는다고 자부하던 나에게 작가가 제시한 책들 중 내가 읽은 책은 논외로 하고 태반은 이름도 들어 보지 못한 책들이란 점이 상당히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나의 책 읽기가 잘못된 것이었나? 아니면 저자의 독서 편력이 일반인 수준이 아닌 무림 절정 고수의 수준이란 말인가? 에이, 그냥 편하게 생각하자. 작가 문아름은 그냥 그렇게 생겨 먹은 사람인데 성격이 좀 거시기해서 책도 그렇게 거시기 한 책들만 읽는 사람이라고...

 

그런데 한 번은 만나고 싶은 사람이다. 물론 만나더라도 내 마음에 그리 사랑스러울 것 같은 여인은 아닐 것 같지만....여기까지 쓰고 보니 책에 대한 이야기는 하나도 하지 않고 작가에 대해서 흰소리만 잔뜩 주저리 늘어 놓았네. 어쩔 수 없지... 공감가지 않는 책 내용보다는 작가에게 더 관심이 가는 바에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