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배운 고조선은 가짜다

우리가 배운 고조선은 가짜다 - 한국고대사 천 년의 패러다임을 넘어
김운회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1년 12월

어렵다. 책을 읽는 내내 내 머리에 맴돌던 기본적인 책에 대한 느낌이다. 책의 제목은 ‘우리가 배운 고조선은 가짜다’라고 이야기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우리가 고조선에 배운 것이 무엇이 있었던가부터 생각해 보면 거의 없었다고 하는 편이 맞지 않을까 싶다. 곰과 호랑이의 사람이 되는 이야기와 환인이 내려와서 나라를 세운다는 이야기, 그리고 단군 왕검등에 대한 단편적 지식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도 모르고 그냥 그렇게 단편적인 지식으로만 머리에 남아 있었다라는 것이 솔직한 고백이다.

요즘 들어 중국의 동북공정에 의한 역사왜곡에 대한 경각심이 고조 되면서 고조선을 비롯한 우리의 역사적 관심이 그 어느때보다 고조되고 있다 하겠다. 더욱이 기존의 중국 황하 문명을 앞서는 홍상문화의 발견은 우리의 잃어버린 고대 역사에 대한 중요한 발견으로 우리의 가슴을 한껏 뛰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반면 일제에 의한 식민 사관에 의해 길들여진 한국의 보수 강당 사학계는 그러한 우리의 역사를 철저히 부정하고 우리의 역사를 지역적으로는 한반도 내로, 시기적으로도 기원 후로 끌어 당김으로 말미암아 우리 민족의 근원을 상당 부분 왜곡 축소하고 있는 상태인 것이다.

저자의 이력이 참 특이하다. 서울대 를 졸업하고 한국 외국어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후 현재 동양 대학교의 경영관광학부에서 가르치고 있는 역사와는 전혀 상관없는 경력의 소유자이지만 그런 비제도권의 한계를 극복하고 처음 펴낸 ‘대쥬신을 찾아서’에서 보여준 우리 고대 역사에 대한 해박한 사료 중심의 역사와 애정은 그 책의 출간 당시부터 세간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었다. 이제 이번 책 ‘우리가 배운 고조선은 가짜다’라는 다소 도발적인 제목의 책을 다시 발간함으로 그동안의 우리 고대 역사에 대한 더 원숙하고 정밀한 연구성과를 세상에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본 서에에서 수많은 고서들을 예로 들어 가면서 우리의 민족의 시원을 최소 기원전 2,000년전까지로 끌어 올리고 있다. 저자는 급하다. 그리고 간잘하다. 그러다 보니 문장의 속도감이 빠르고 웬만한 독자가 따라 잡기에는 숨이 벅차다. 그래서 집중하기가 힘든 면도 있다. 글머리에 이 책이 어렵다라고 느꼈다라고 쓴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그럼에도 약간의 인내심을 발휘하다 보면 어느샌가 우리의 마음에는 웅대한 우리 민족의 기상이, 머리에는 정확히 이야기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우리 민족의 시원이 어디서부터 였는가에 대한 개괄적인 지식이 그려지게 됨을 느끼게 될 것이다.

비제도권에서 시작된 우리 민족의 고대사 연구가 이제는 제도권에서도 받아들여져 본격적으로 연구되고 있는 중에 있으며 그에 대한 많은 연구 성과물들이 쏟아지고 있는 중이다. 이제 이 책을 통해 우리 민족에 대한 재발견에 눈뜬 독자들이라면 그러한 책들을 같이 하나씩 하나씩 섭렵하다보면 어렵게만 느껴지던 이 책의 내용들도 어느새 자연스러운 상식의 수준이 될 수가 있을 것이다. 그렇게 우리 민족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구체적인 지식의 외피를 입고 우리 안에 자리 잡기 시작할 때 중국의 동북공정에 의한 우리 역사의 침탈에 대해 대항 할 수 잇는 힘도 같이 배양될 것이리라 생각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