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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를 시작해 - 듣는 데서 아는 데로 널 위한 재즈 수업 ㅣ 뉴노멀을 위한 문화·예술 인문서 5
이락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5년 11월
평점 :
처음의 기억들
- 재즈를 좋아하게 된 계기는 아마 영화 <라라랜드>였을 것이다. 남자 주인공 세바스찬이 델로니어스 몽크의 ‘Japanese Folk Song’을 몇 번이나 돌려 들으며 카피하는 모습이 마음에 오래 남았다.(스즈키 첼로 교본에서 연습곡으로 나왔던 멜로디라 익숙했던 것도 한 몫 함) 그 뒤로 델로니어스 몽크의 연주를 찾아 듣다가 ‘Ruby, My Dear’와 사랑에 빠졌다.
- 주말 자정이면 책상 스탠드 불빛 하나에만 의지해 수학 문제집을 펼쳐놓고, 황덕호 선생님의 재즈수첩을 들었다. 그때 엘라 피츠제럴드의 목소리를 처음 들었다.
재즈를 듣는 것도 좋아하고, 심지어 재즈 피아노와 재즈 기타도 배워봤지만, 정작 재즈 이야기를 하려고 하면 막막하고 아리송한 마음이 앞섰다. 그러다 친구와 ‘재즈에 대해 더 알고 싶다’고 이야기한 것이 불과 몇 주 전의 일인데, 좋은 기회로 『재즈를 시작해』라는 책을 만나게 되었다. (영화 <한여름밤의 재즈>를 보고 온 날 책이 도착해서 더 의미있었다)
‘재즈’ 하면 그냥 자유!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책 속에서 ‘정해진 길이 있되, 그 위를 어떻게 걷느냐는 각자의 몫’이라는 대목을 읽고 개운해졌다.
그동안 재즈를 들으며 눈 앞의 나무만 봤는데, 이제는 숲을 볼 수 있게 되었다. 구성이나 흐름에 대해 알게 되니 더 재미있었다.
수많은 곡들과 뮤지션들을 알게 되니 플레이리스트도 풍성해졌다! 앞으로도 들을 음악이 무궁무진하다는 사실이 큰 설렘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음악은 시간예술’이라는 걸 더욱 느끼게 해 주는 재즈의 매력을 다시금 깨달았다.(한 번 지나간 연주는 그대로 다시 돌아오지 않아..)
지난 6월 아일랜드 더블린 여행 중에 브래드 멜다우 트리오 콘서트에 다녀왔었는데, 그냥 너무 좋고 멋있었다. 이러한 감상도 좋지만, 재즈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된 지금 다시 콘서트에 간다면 더욱 디테일하게 즐기고 기록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피아노와 베이스의 트레이드가 멋있었다’라거나.. ‘(아는 곡)을 연주했다’라거나..
읽는 내내 책의 흐름을 따라 자연스럽게 재즈와 친해질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재즈 듣기 평가’나 ‘스스로 재즈 학습’ 등의 코너들 덕분에 좀 더 능동적인 독자이자 청자가 될 수 있었다. (이런 활동지 좋아해요.. 빈 공간에 내맘대로 최애 기타리스트 목록도 적었습니다)
또 작가님께서 곡에 대한 감상을 맛깔나게 쓰셔서 많이 배웠다. ‘Take Five’를 들을 때 느꼈던 묘한 들뜸을 ’덜컹거리다가도 다시 정렬되는 듯한, 묘한 긴장감‘으로 표현하신 대목에서 감탄했다.
앞으로 재즈에 관련된 다른 책들도 읽어보고 연주도 많이 들어야겠다! (오랜만에 기타도 다시 잡아볼까 합니다🎸)
#재즈를시작해 #재즈가뭐라고생각하세요 #초록비책공방 #이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