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행복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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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 <완전한 행복>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 나르시시스트들을 다루는 작품들은 영화나 소설로 차고넘치는데도 매번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정유정 작가의 <완전한 행복>은 모두가 아다시피 고XX 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전문가들 분석으로는 싸패보다는 경계선에 가깝다고 했다는데, 작품은 싸이코패스 나르시시스트로 주인공을 설정하고 이야기를 전개한다.

이 작품은 즐거움의 삼박자가 잘 이루어져있다.

첫 번째로 장르적인 재미(제일 중요하다)
싸이코패스 나르시시스트를 주인공으로 해서 전개하는 스릴러에는 인간적인 악당의 주저함이 없다.
찌르고 부시고 치고 속이는게 죄책감없이 일사천리로 이루어지기에 속도감있게 몰입이 가능하다.
공간적으로 책을 읽고 있는 이곳과 소설속 늪은 아주 먼데도 불구하고 밤에보면 시내한복판의 방안에서도 오싹함을 느낄 수 있다.

두 번째로는 미완성 실화를 다룸으로 해서, 사건을 다시한번 상기시키고, 현실에서 못다한 범죄를 재구성할 수 있으며, 작품속에서 더 궁지로 몰아갈 수 있다.
수사는 지지부진하고 판결은 답답하지만, 법망은 피해가도 이야기로 완성했다. 이로서 고씨사건은 베셀로 박제되었다.🙌

세 번째로는 정확한 주제의식이다.
독자들이 스토리를 잘 따라가는 중에, 갑자기 나쁜놈 신유나가 말한다.

'행복은 덧셈이 아니야. 행복은 뺄셈이야. 완전해 질때까지 불행의 가능성을 없애가는 거'

신유나식의 행복 셈법에 멈칫하는 이들이 모두 자기검열과 자기질문을 시작하게된다.

'내가 나르시시스트면 어쩌지??' '나도 저런거같은데???'

이런식의 덫에는 내가 7년의 밤에 한번 걸려봐서, 이젠 살짝 다리들고 빠져나오지만, 아직 정유정작가 초보독자들은 신유나와 나사이에서 행동을 되짚어보느라 겁에질린 시간을 잠시 가지게 될 것이다.
다 읽고나면 작가의 말에서, 원래 하려던 말을 별로 돌려말하지도않고 툭 이야기해준다.
그러면서 우리는 비로소 이책안으로 들어가게된다.

좋은사람이고 싶지만 어쩐지 행복하기보다는 소란이 더 많았던 자기자신안에, 신유나가 있지는 않은지, 나는 어쩌면 나를 중심으로 모든것을 보고있지는 않은지.

이것을 처음 해내는 작업은 참으로 고단하다. 보통이런 질문들은 읽으면서 감정소모가 심한 소설들이나, 읽기가 조금 피곤해지는 심리학 책들에 많은데, 정유정작가는 특유의 이야기꾼의 능력과 베스트셀러작가의 파워를 발휘해서 대중들에게 던진다. 그리고 정확하게 맞아들어갔다.

나는 행복하기보다 불행을 지우는데 더 힘을 쏟고있지않았나? 그러기위해 주변을 통제하려드는 컨트롤 프릭이 되어 있진않았나?

경미한 프로불행러들이 다 살인을 저지르는 것은 아니기에 신유나와 나사이의 거리는 멀지만, 소소한 행복을 집어삼킬만한 불행의 씨앗을 주렁주렁 달고있는 자신을 마주하게 되는 일을 이 장르물 소설이 해내는 것이고 그게 항상 정유정 작가의 능력이다.

언제나 감정에 치우치지도 우울에빠지지도 어떤 체나 척을 하지않으면서 반짝거리는 눈으로 즐겁게 할말다하는 정유정 작가...

범죄자의 서사는 중요하다. 우리는 다음 괴물을 만들지 않기위해 학습해야한다. 중요한건 서사를 가지는 쪽이 아니다.

그 서사에 마음이 흔들리는 쪽이다.
그건 서사를 받아들이는 사람의 인식방법이 잘못되어서 그렇다.
아무나 남을 그렇게 죽이지않기에 서사는 여기서 아무런 힘도없다는 것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으면,
서사가 위험하다는 쪽에서 진을 빼기보다는 (이역시 불행의 가능성을 빼는 것일뿐) 성장환경의 영향이 크다는 것을 하나더 알아가는 깨달음이 되는 것이다.

난 몇해전 7년의 밤을 보고 난 후 이작가는 정말 우울하고 어두울거 같다고 걱정 했었는데...어떤 북행사에서 정유정작가를 보고 안심했다.

저 사람은 찐이다. 정말 독자들의 고통과 소설의 어둠을 이야기 밖에서 창조하는 창작자의 즐거움이 눈동자에서 느껴졌다.(희번뜩-햇님눈이었다)

즐기는 작가가 쓴 소설은 재미있다. 질문도 명쾌하고 명료하고, 나의 행복셈법을 되돌아봤다. 재미있게 잘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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