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꿈을 꾸는 꽃 - 일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다

별 꿈을 꾸는 꽃 ㅣ 책나무 시선집 173
이병옥 지음 / 책나무 / 2017년 3월

어김없이 오늘도 아침 해가 떠올랐다.

우리의 일상은 그렇게 시작된다. 많은 사람들이 아침 해를 바라보며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매일매일 같은 일과 속에서 살아간다.

일상은 그렇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 일상 속에 무엇이 있을까?

‘삶'이라는 다소 거창한 낱말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모두가 똑같은, 아니 더 정확하게는 비슷한 일상을 보내지만 똑같지 않다. 

비슷하지 않다.

같은 시간, 같은 공간 속에 있어도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일상은 같은 듯 다른 것이다.

일상은 특별하지 않은 듯 특별한 것이다.

나는 최근 같은 것 같은 일상, 왠지 특별할 것 같지 않은 그 일상 속에서 따뜻한 삶, 포근한 느낌을 느낄 수 있는 시집 한 권을 만났다.

작가 이병옥 님의 시집, ‘별 꿈을 꾸는 꽃’이다.

http://www.kado.net/?mod=news&act=articleView&idxno=846579 

전업주부로 열심히 살면서 틈틈이 글을 써 오시던 작가 이병옥 님은 2004년에는 월간 문학세계에서 수필 부문으로, 2015년에는 계간 스토리문학에서 시 부문으로 등단하였다.

수필집 ‘달과 별처럼 은은한 빛이기를’에 이에 2017년에 잔잔한 일상의 감동을 담은 시집 ‘별 꿈을 꾸는 꽃’으로 다시 우리 곁에 왔다.

시집, ‘별 꿈을 꾸는 꽃’에는 일상이 담겨 있다.

그 속에는 한 여인의 일상이 담겨 있다.

그 속에서는 한 아내의 일상이 담겨 있다.

그 속에는 한 어머니의 일상이 담겨 있다.

여인, 아내, 어머니.

세상에 똑같은 낱말로 존재하는 사람, 비슷한 모습으로 존재하는 사람.

그렇게 똑같을 것 같은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을 작가 이병옥 님은 이 시집에서 담백하게 담았다.

- 주 부 -

그녀는 가족의 영양을 공급하는 급식 공장 공장장이다.

40년 무사고 경력의 영양사 조리사 주방장까지 겸한 그녀

가끔 들락거리는 도우미가 되어주는 한솥밥 식구가 고맙다.

어쩌다 그들이 자신의 영역이라도 침범하는 날이면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을 받는다.

하루 삼시 메뉴를 고민하고

농수산물 원산지가 어디인지 친환경인가 꼼꼼히 살피는 그녀

불황이나 정년 걱정이 없고

출퇴근이 필요없는 만년 직장의 그녀

요즘은 분점인 아들 딸 공장의

태양초 고춧가루 신토불이 양념에다 밑반찬까지 챙기느라 바쁘다

누가 뭐래도 그녀는 가족의 건강을 책임지고 지키는 용감한 파수꾼

넉넉하고 큰 손을 가진 급식 공장의 공장장이다

작가 이병옥님의 시에는 가족에 대한 사랑이 담겨 있다. 

우리네 아내, 어머니가 그러하듯 그 안에는 아내로서 어머니로서 가족에게 전하는 무한 사랑이 담겨 있다.

그것이 일상이다. 일상이기에 대부분 알지 못하고, 느끼지 못하고 지나간다.

하지만 시집을 읽으면서 어머니가 생각난다. 아내가 생각난다.

어머니도 누군가의 딸이고, 며느리고, 아내고, 어머니다. 

- 설거지하다가 -

체구가 고만고만한 또래들

앞서거니 뒤서거니 다정도 하지

한껏 모양내고 동동거린 날

대중탕에서 맞붙은 팽팽한 기 싸움

친할수록 거리 두라던

옛 어른들 말씀이 한마디도 안 틀려

두드려도 막무가내고

살살 달래면 더 뻣뻣해지지

안에서 당기면 부서질 것 같고

밖에서 당기면 깨질 것 같지

그때마다 매번

둘 다 포기하고 확 던져버리고 싶다

키가 몸매가 차이 나거나

전공이 틀리면

애당초 업히거나 폭 안기거나

아예 다름이 발생하지 않았을 게다

평소 키 재기 하던 절친 사이가 

지저분한 몸 씻어내는 대중탕에서

마주치면 싸움으로 애를 먹이니

가까울수록 거리 두라는

옛 어른의 말씀 따라 적당한 간격으로

뚝뚝 떼어 놓는다

비슷비슷한 그릇일수록

일상은 늘 감정을 동반한다.

무엇을 하든 감정은 일상과 함께 한다. 때로는 ‘감정’이라는 이름으로, 때로는 ‘감성’이라는 이름으로.

작가 이병옥 님은 그런 일상 속에서 느끼는 ‘감정’과 ‘감성’을 놓치지 않았다.

일상 속에서 느끼는 감성이 ‘시’라는 글귀로 쓰일 때, 그 표현은 시를 읽는 사람에게 ‘공감’이라는 좋은 감정을 갖게 하는 듯하다.

시집, ‘별 꿈을 꾸는 꽃’에서는 그런 일상의 감성을 느낄 수 있다.

작가 이병옥 님은 춘천에서 산다.

이 시집에는 ‘소양강댐’과 ‘춘천 별빛 축제’와 같은 삶의 장소에서 느낀 감성도 시로 표현되어 있다.

별 꿈을 꾸는 꽃.

시집을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싯구를 한 구절 한 구절 읽으면서,

나는 내 일상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그 방법도 알게 되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삶을 사는 사람은 누구일까?

그건 바로 ‘자기 자신’이다..

그리고 자신의 삶 속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감정과 감성이 가장 아름다운 느낌일 것이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비슷한 일상, 하지만 나만의 감성을 표현해 낸 작가 이병옥 님의 시집, ‘별 꿈을 꾸는 꽃’

일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꿔 본다.

<당신의 감성을 표현하다. Express Your Sensibility, 감성표현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