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
작가 이외수 선생님께서 설립하신 주식회사. 하지만 주식을 발행하지 않는 주식회사.
바로 이외수 선생님의 신작 소설 제목이다.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
소설 ‘장외인간’ 이후 12년 만에 출간된 소설의 제목이 범상치 않다.
이외수 선생님의 기존 소설 제목에 느낄 수 있었던 그런 느낌과 사뭇 다르다.
소설의 제목만을 처음 접했을 때 느낌은 ‘다른 사람들에게 보복하는 것을 대행해 주는 주식회사?’라는 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다.
소설을 처음 만난 곳은 바로 카카오 페이지.
이외수 선생님의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는 종이책이 출간되기 전에 먼저 카카오 페이지를 통해 웹 소설로 독자들을 찾아왔다.
사실 나는 소설 난독증이 좀 심한 편이다.
유일하게 장편소설 한 권을 끝까지 읽었던 것이 바로 이외수 선생님의 대표작 벽오금학도이다. 1995년 쯤으로 기억한다.
그것이 불과 일 년 전까지 유일하게 끝까지 읽었던 장편소설이다.
그리고 다시, 2016년 가을 벽오금학도를 다시 읽었다. 이외수 선생님의 소설로 나의 소설 난독증을 좀 탈피해 보고자 해서였다. 다행히 벽오금학도를 필두로, ‘황금비늘’, ‘들개’, ‘꿈꾸는 식물’ 등 선생님의 대표 작품을 읽을 수 있었다.
그러는 가운데 이외수 선생님께서 2017년 올해에 카카오 페이지를 통해 새로운 소설을 연재하신다는 소식을 듣고 매일매일 읽었다.
그 소설이 바로,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이다.
소설이 연재되는 동안 거의 매일 나의 잠드는 시간은 적어도 일주일 중 월, 화, 수, 목, 일요일에는 늘 밤 12시를 넘기곤 했다. 왜냐하면 밤 12시에 업로드되는 다음 편을 기다렸다가 꼭 읽고 자야 했기 때문이었다.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에는 어떤 내용이 있었기에 잠이 많은 나를 잠 못 들게 했었을까?
종이 책이 출간되고 나는 다시 이외수 선생님의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를 구입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종이 책으로 읽었다.
다시 한 번 읽으면서 ‘왜 나를 잠 못 이루게 만들었는지 알게 되었다.
그것은 3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에는 ‘유쾌, 상쾌, 통쾌’한 재미가 있다.
둘째,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에는 ‘아름다운 가치’가 있다.
셋 째,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에는 ‘따뜻한 사랑’이 있다.
서른 살의 주인공 정동언. 그는 은둔형 외톨이다. 부잣집 외동아들이었던 주인공은 자신이 독립운동가의 자손이라는 뿌듯함으로 살아왔다. 하지만, 자신의 할아버지가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 면 사전’에 오를 정도의 골수 친일파였다는 사실을 알고 자신의 집안을 원망하며 은둔형 외톨이로 살았다. 다행히 부잣집 아들인 덕분에 물려받은 거액의 돈으로 강원도 화천군 다목리에 수목원을 만들어 은둔하며 살고 있었다.
하지만 주인공은 자신의 선조들의 씻을 수 없는 죄를 속죄하기 위해서 물려받은 재산으로 좋은 일을 하기로 맘을 먹는다. 마침 자신이 식물들과 채널링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식물과의 교감을 통해 세상의 모든 억울하고 답답한 일을 후련하게 해결하는 해결사를 자처한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회사가 바로,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이다.
수령이 수백 년씩 되고 지혜가 충만하고 자비가 넘치는 거수들이 주주의 역할을 맡아 주인공을 도와준다. 이 회사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업무의 바탕에는 상호 존경과 사랑이 있다.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의 주된 임무는 전국에 존재하는 식물들과 채널링을 통해 교감하면서 동물을 학대하는 사람,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정치인, 대국민 사기극을 펼친 정치 지도자까지, 치졸하고 약삭빠른 자들을 은밀하게 응징하는 것이다.
물론 식물들의 신비한 능력을 이용해서 말이다.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에서 ‘유쾌, 통쾌, 상쾌’한 재미는 바로 이런 사회악과 같은 사람들을 통쾌하게 혼내주는 내용에 있다.
특히, 우리나라 4 대강을 파괴한 주범으로 지목된 MS에게 연가시라는 식물의 특수한 능력의 도움으로 4 대 강의 녹조라떼를 마시게 하고 녹조가 창궐한 강에 빠트리는 장면에서는 통쾌함이 절정에 달한다.
그러나, 그런 재미만 있다면 이외수 선생님의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는 여느 소설과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소설에는 그 이상의 무엇인가가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아름다운 가치’이다.
이외수 선생님의 소설에는 풍자와 해학이 담겨 있는 것뿐만 아니라 시대정신을 담고 있다. 그 시대가 가져야 할 올바른 가치, 그 시대 사람들이 품어야 할 아름다운 가치를 내포하고 있다.
이외수 선생님의 소설이 주는 메시지는 늘 그것들을 담고 있다. 그것이 선생님의 소설에 더욱 끌리게 만드는 이유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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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링도 일종의 초능력인가요.”
“저는 초능력이라고 생각지 않습니다.”
“일반 사람들이 터득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합일이 중요합니다.”
“합일이요.”
“대상에게서 아름다움을 느끼게 되면 사랑이 싹트게 되고 사랑이 싹트게 되면 합일이 가능하지요. 식물들과는 그게 가능한데 인간들과는 그게 잘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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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에는 ‘사랑이 가득’하다.
사실, ‘보복 대행 전문’이라는 소설의 제목을 액면 그대로 생각한다면 그리 좋은 느낌이 아닐 수도 있다.
‘보복 대행 전문’
왠지 사채업자들이 고용하는 대신 돈을 받아다 주는 조폭들이 연상되는 단어들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소설의 내용이 그냥 유쾌, 상쾌, 통쾌한 재미만 있었다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느낄 수 있는 그 부정적 이미지만 남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외수 선생님의 이번 신간 소설,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에서 선생님께서 가장 전하고 싶으셨던 메시지는 절대어 ‘사랑’이었다고 생각한다.
소설을 읽는 동안
‘야~~ 시원하다. 햐~~ 통쾌하네!’
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순간순간 따뜻함에 가슴이 뭉클해지곤 했다.
그 순간 책장을 넘기던 손은 잠시 멈춘다. 그리고 생각에 잠긴다.
가슴이 뜨거워지고 때로는 포근함에 묻히기도 한다.
그런 느낌을 주었던 소설 속의 구절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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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들은 무엇보다 사랑과 행복을 갈망한다.
삼라만상이 그것을 성취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우주의 중심이 사랑과 행복이라는 믿음을 버리지 않는다.
혹한의 겨울 어지럽게 흩날리는 눈보라도 사랑과 행복이고,
뜨거운 여름 박살 나서 번뜩이는 뙤약볕도 사랑과 행복이다.
한 포기 풀도 사랑과 행복이요, 한 그루 나무도 사랑과 행복이다.
그들의 말을 듣고 있으면 이 세상에 사랑과 행복이 아닌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달콤한 당근도 사랑과 행복이요, 쓰라린 채찍도 사랑과 행복이다.
(제2 권, p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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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존재하지 않으면 행복도 전재하지 않는다.
불행과 고통만이 존재한다.
불행과 고통만 존재하는 세상 중심에 탐욕이 도사리도 있다.
사랑이 있어야 할 자리에 탐욕이 있고, 행복이 있어야 할 자리에 불행이 있다.
(제2 권, 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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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이 책을 읽는 이유는.”
“사랑이 가득한 존재로 살아가기 위해서지요.”
“사랑이 가득한 존재로 살아가면.”
“존재 자체가 행복이 되는 삶을 살 수가 있는 거지요.”
(중략)
“식물이 말하는 사랑은 절대어에요.”
“절대어라니.”
“반대말이 없다는 뜻이에요.”
사랑은 반대말이 없는 절대어.
(제2 권, p106 ~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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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세월이 흐를수록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낮아지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높은 산에서 배울 점보다는 낮은 산에서 배울 점이 훨씬 더 많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높은 산을 숭배하지만 사실 높은 산은 베풀기에 인색하다.
생각해 보라.
높은 산일 수록 험준하고, 동식물이 목숨을 부지하기가 힘들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인 에베레스트 정상에는 풀 한 포기도 자라지 못한다.
산은 자신의 살과 뼈를 헐면서 만 생명을 보듬어 키운다.
그러면서 점차 자신의 모습을 낮춘다.
결국, 오랜 세월이 경과하면 평지와 같아진다.
(제2 권, p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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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가 말했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해지기 위해서 살아간다.
그러면 인간은 언제 행복해지는가? 가슴 안에 사랑이 가득할 때 행복해진다.
(제2 권, p 307)
내 가슴 안에서 사랑이 가득하여 내가 만물을 사랑할 수 있을 때 행복해진다.
또한 내 가슴 안에 사랑받을 요소가 가득하여
내가 만물에게 사랑을 받고 있을 때 행복해진다.
(제2 권, p309)
“인간은 가슴에 사랑이 가득할 때 행복해진다.”
“인간은 어떤 경우에도 아름답지 않은 것을 사랑할 수는 없다.”
(제2 권, p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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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을 걷고 있는 캡틴님의 손바닥 위에 내가 얼음 한 덩어리를 올려놓았네.
그 얼음을 들여다보면 개구리 한 마리가 들어 있네.
사막이기 때문에 시시각각 얼음이 녹고 있네.
하지만 얼음이 다 녹으면 개구리는 탈출할 수는 있지만 결국 말라죽고 말걸세.
그 개구리를 살려야 하네 사막일세.
어떤 경우에도 주어진 상황과 조건을 바꾸지 말고 개구리를 살려야 하네.”
(중략)
개구리가 들어 있는 얼음이 녹고 있었다.
얼음이 다 녹으면 개구리는 죽는다는 단서가 붙어 있었다.
어떻게 해야 개구리를 살릴 수 있을까?
얼음 속에는 개구리가 갇혀 있었고 개구리 속에는 내가 갇혀 있었다.
나와 연계된 모든 것들이 거기에 갇혀 있었다.
(제2 권, p319 ~ 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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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보다 아름다운 매일을 만들어 가는 꼴찌를 돕습니다. DreamManager, Happy 영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