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상처받을 이유가 없다 -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들에게 휘둘리지 않고 나를 존중하는 삶의 시작
원은수 지음 / 토네이도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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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시시스트는 가스라이팅과 함께 최근 들어 대중들에게 꽤 익숙해진 개념입니다. 그건 아마도 이들 혹은 이런 행동으로부터 피해를 입은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이기도 하겠죠. 이것은 일반적인 학대나 폭력과는 달리 교묘해서 그 정체를 알아차리기 쉽지 않습니다. 피해자가 '어딘가 이상한데' 정도의 느낌만 있어도 다행이랄까요.


<나에겐 상처받을 이유가 없다>의 저자 원은수님은 정신건강의 전문의로, 2019년부터 유튜브 '토킹 닥터스, 토닥'이라는 채널을 운영하며 다양한 정신적 문제에 대해 나누고 있으며 특히 나르시시스트에 대해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고 합니다. 저자는 모든 사람이 긍정적인 의미와 부정적인 의미의 나르시시즘을 어느 정도 함께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이 중 건강하지 않은 나르시시즘이 더 광범위하게 존재하는 성격을 자기애성 성격이라고 하며, 특정 자기애성 성격 특성 조합을 가지고 다른 사람들에게 고통을 초래하는 사람들을 나르시시스트라고 합니다. 늘 자신은 특별해야 하고 최고인 것처럼 구는 나르시시스트의 근간은 아이러니하게도 불안정한 정체성과 자존감이라고 합니다. 자신의 결함을 의식적으로 인지하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거라구요. 이 책은 나르시시스트의 행동 및 심리적 특징, 나르시시스트의 유형, 나르시시스트가 되는 이유, 그들의 가족 등 나르시시스트에 대한 여러 가지 정보를 알려주는 동시에 나르시시스트의 조종 수단, 피해자가 된 이들의 관계적 특징, 피해자들이 나르시시스트를 끌어당기는 내적인 요소나 기억해야 할 원칙 등 나르시시스트의 피해자들이 다친 마음을 회복하고 건강한 관계로 나아가는데 필요한 조언을 함께 담았습니다.

이 책은 지금까지 읽어본 나르시시스트에 대한 내용을 담은 서적 중 가장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학문적인 부분과 실제적인 부분이 균형을 이루고 있었는데, 특히 나르시시스트와 피해자의 행동이나 언어 같은 외적인 부분과 내면 및 심리적인 부분, 그리고 용어와 구분 등의 내용이 사람과 상황을 이해하는데 유용했고 나르시시스트의 특징과 심리에 대한 묘사가 놀랍도록 정확하고 세심했거든요. 예를 들면 나르시시스트들은 수치심은 아주 잘 느끼지만 죄책감은 잘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나 타인의 감정을 세심하게 알아차리는 경우는 드물지만 자신과 관련된 상대방의 감정이나 행동 변화는 예민하게 감지한다는 것처럼요. 특히 저자가 알려주는 나르시시스트의 내면과 기원에 대한 이야기는 그들이 크고 힘 있는 존재가 아닌 오히려 약하고 안쓰러운 과거를 가진 이들로 보이게 해주었습니다. 만약 일상에서 이것을 기억할 수 있다면 나르시시스트에게 끌려다니는 대신 중심을 잡고 주체적인 관계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았구요.



저자는 책을 맺으며 나르시시스트들로 인해 겪은 고통뿐 아니라 우리가 의도치 않게 다른 사람에게 준 상처의 기억이나 우리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나르시시스트적인 측면들에 대해서도 언급합니다. 책을 읽으며 자신의 건강하지 않은 측면을 인지했고 이를 바꾸려고 노력한다면 결함을 부정하기 위해 타인에게 반복적으로 피해를 주는 사람과는 다르다구요. 만약 나르시시스트로 인해 괴로움을 겪었거나 지금도 그 관계 속에 있다면 이 책을 적극 추천합니다. 저자의 이야기처럼 자신 또는 주변의 중요한 사람이나 상황에 대한 명확한 인지는 나에게 이로운 변화를 시도하게 해줄 발판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 받았으며, 내용에 대한 요구 없이 저의 견해가 담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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