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감정적인 사람입니다 - 이성을 넘어 다시 만나는 감정 회복의 인문학 서가명강 시리즈 30
신종호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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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심리학 책을 읽으며 놀랐던 점 중 하나는 '감정'에 대한 오해에 동서양의 구분이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영상 매체를 통해 본 서양의 감정 표현은 동양 문화권에 비해 자유스러워 보였기 때문에 서양에서는 감정을 올바르게 인식하고 있으리라고 생각했나 봅니다. 그리고 지금은 오해받아왔던 '감정'이 여러 문화권에서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가는 느낌입니다.


<저, 감정적인 사람입니다>는 유퀴즈에 '서울대 광클 수업/엉덩이 공부법'으로 화제가 되었던 신종호 교수님의 신간입니다. 서울대 교수님의 명강의를 책으로 만나보는 '서가 명강 시리즈' 중 한 권이기도 하구요. 저자는 '이성과 감정 모두 개인의 삶과 정체성을 규정하는 중요한 심리적 요소이자 결과물'(p.68)이라며 이 책을 통해 감정의 존재로서의 나를 이해하고 나를 성장시키기 위한 감정의 역할을 생각해 보도록 합니다. 나에 대한 이해에는 나의 능력이나 경험에 대한 이해와 같이 '생각하는 존재로서의 나'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정서', 즉 '느끼는 존재로서의 나'를 이해하는 것이 포함되어야만 건강한 정서로의 변화나 나 자신을 성장시키는 힘을 찾을 수 있다구요.

정서지능의 종류와 특징, 정서조절의 동기, 정서 조절의 기술, 정서 표현 규범 등 다른 책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정서'와 관련된 다양한 개념들을 접할 수 있어서 유익했습니다. 특히 정서 공유가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위로와 함께 인지적 재평가를 통해 정서 경험의 재해석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 나의 정서 상태를 자신과 대화하는 것처럼 글로 표현하는 글쓰기가 효과가 있으려면 제3자의 관점에서 나의 정서 경험을 재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 등과 같이, 막연히 특정 행위를 하도록 하는 대신 행위가 좋은 결과로 이어지게 해주는 핵심 요소를 알려주는 부분 또한 이 책의 좋은 점이었습니다. 그 외에도 여러 개념에 대한 확실한 정의와 쉬운 예시, 설명과 정리 등 명쾌하고 깔끔한 내용 덕분에 내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어 왜 저자의 강의가 많은지 조금이나마 짐작해 볼 수 있었습니다.


요즈음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뉴스를 들여다보면 많은 경우 '정서 문제'와 관련이 있습니다. 서로 편을 나눠 싸우는 것, 많은 젊은이들을 비롯한 사람들이 겪고 있는 마음의 아픔들, 그리고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는 반사회적 행동까지요. 안타깝지만 우리 모두가 그동안 감정을 과소평가하고 억압해온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그 결과 '감정'을 돌보는 것이 개인을 넘어 사회에서 적극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노력을 쏟아야 하는 과제가 된 것일테구요. 더 늦지 않게, 감정에 대한 우리의 생각과 우리의 감정 그 자체가 제자리를 찾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본 리뷰는 21세기북스의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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