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결혼 - 결혼의 양극화에 대한 사회심리학
엘리 핀켈 지음, 허청아.정삼기 옮김 / 지식여행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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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에 대한 여러 이야기들 중 한 가지는 차라리 아무것도 모를 때 하는 것이 낫다는 것입니다결혼 적령기라 불리는 나이를 넘겼지만 결혼을 하지 않은 저 역시 그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것 같습니다지금보다 어린 나이였을 때와 지금을 비교해 보면괜찮은 결혼 생활을 위해서는 사랑’ 외에도 다른 조건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거든요흔히 말하는 성품경제력직업외모 등의 조건뿐만 아니라 삶의 목표우선순위각자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과 같은 '가치관'의 조화가 중요해졌습니다. 아마도 어린 나이엔 사랑하는 순간에 집중되어있다면지금은 함께 사는 것의 어려움을 좀 더 크게 보기 때문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지금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사랑에 기반한 결혼이 당연하게 여겨지지만 우리가 흔히 알 듯 집안끼리의 결혼혹은 생산 수단으로서의 결혼에서 사랑으로의 결혼으로 결혼의 개념이 달라지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이에 대해 저자는 모든 사회는 결혼을 특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해석한다고 합니다결혼의 주된 목표가 경제적 생산에서 정서적 충족으로즉 가장 중요한 목표가 무엇이냐가 달라진 것뿐이지요그리고 지금은 자아 표현의 시대라고 합니다결혼을 통해 충족하려는 욕구에 자아 발견과 개인의 성장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 것입니다저자는 이러한 결혼의 역사적 변화가 매슬로의 욕구 단계와 비슷한 형태를 하고 있음을 발견하고 결혼의 시간적 변화를 매슬로 산의 형태로 재개념화 합니다그리고 매슬로 산에서 고도가 높아질수록 결혼 생활의 성공을 위해서는 부부 모두에게 서로를 향한 시간과 에너지 투자가 요구된다고 합니다마치 산의 고도가 높아지면 더 많은 산소 공급이 필요한 것처럼요

며칠 전 본 영화 파운더가 떠올랐습니다형제의 작은 매장이었던 맥도날드가 야심적인 사업가 레이 크록에 의해 세계적인 프랜차이즈로 확장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영화였습니다영화에서 레이 크록은 끊임없이 도전하고 진취적이며 큰 꿈을 꾸는 사람이었습니다반면 그의 아내는 안정을 추구하고 당시 자신이 속한 문화를 따라가고 싶어 하는 사람이었지요후에 레이 크록은 아내와 이혼하고 자신과 비슷한 성향과 목표를 가진 조안과 재혼합니다레이 크록의 사생활이나 행동의 정당성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지만영화에서 보여진 레이 크록과 조안의 재혼은 책에서 말하는 자아 표현의 욕구 충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들의 만남으로 보였습니다레이 크록과 그의 전 부인이 서로가 아닌 각자에게 잘 맞는 다른 상대를 만났더라면그들은 각자 조금은 더 길게 결혼 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을 거란 생각과 함께요 



우리 나라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문화적으로그리고 수많은 개인이 가정-결혼과 관련된 가치관의 격변의 시기를 지나고 있습니다상황적인 이유나 시대를 앞서나간 몇몇을 제외하고는 생계부양자-가정주부의 형태로 유지되어오던 가정의 형태에서부부 모두에게 자아 표현이 중요해지거나 그래야만 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상황을 맞닥뜨리게 된 것이지요아직은 둘 중 어느 것이 옳다고 말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어느 하나의 형태만 지속되리란 법도 없습니다. 그러니 결혼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결혼을 하기 전 최대한 자신을 잘 아는 것사람은 변하고 성장하는 존재이기에 결혼 후 배우자의 변화와 성장도 포용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진 사람과 결혼하는 것-그리고 내가 그런 사람이 되는 것, 마지막으로 저자의 권유처럼 상황에 따라 기대치를 조정하는 것이 행복한 결혼 생활을 만들어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물론 직접 경험하고 나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말을 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지만요.

꽤 두꺼운 책이라 읽는데 시간은 좀 걸리지만쉽게 잘 읽혀지는 문장 덕에 버겁게 느껴지지는 않는 책이었습니다. 그동안 결혼에 대해 생각해오던 것과 함께 이전과는 달라진 결혼과 스스로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볼 수 있어 더욱 의미 있었구요. 결혼의 역사와 변화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기반하여 괜찮은 결혼을 유지하는 방법도 제시하고 있으니 이미 결혼을 하신 분이나 결혼을 염두에 두고 계신 분들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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