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 오류 보고서 - 쓸데없는 뼈에서 망가진 유전자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온갖 결함들
네이선 렌츠 지음, 노승영 옮김 / 까치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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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모임을 통해서 책 편식에서 벗어나려 하고 있지만 그래도 괜찮은 과학 관련 책은 접하기 어려워 약간의 갈증을 느끼고 있던 차였는데..
우연히 응모한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우리 몸 오류 보고서』라는 책을 읽게 되었어요.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은 이런 생각을 해보았을 것이다.

“나는 왜 툭하면 발목을 접질리지?”
“오랫동안 서 있으면 왜 이렇게 허리가 아프지?”
“인간은 왜 이렇게 임신 기간이 길지?”
“왜 시간이 오래 지나면 기억은 왜곡되는 거지?”

이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이 인체의 설계 결함 때문이라고 한다면 믿겠는가?
『우리 몸 오류 보고서』는 인체의 기적 같은 능력과 그 위대함이 아니라 머리부터 발끝까지, 우리를 괴롭히고 때로는 우리를 골치 아프게 만드는 인체에 있는 수많은 결함들을 다룬다. 뉴욕 시립대학교 생물학과 교수이자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에 과학 전문가로 출연 중인 저자 네이선 렌츠는 이 책에서 손목과 발목에 딱히 하는 일 없이 자리 잡은 뼈와 거꾸로 달려 있는 망막, 중력을 거스르도록 설계되어 있는 부비동(머리뼈에 있는 공기와 액체로 차 있는 구불구불한 구멍) 등 인체 곳곳에 있는 잘못 설계된 기관들과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방해하는 인지 편향 등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그로 인해서 인간이 어떤 불편을 감수하고 있는지 명쾌하게 설명한다. 인간의 몸은 위대하고, 환경에 매우 훌륭히 적응했으며, 그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러나 모든 부분이 완벽하게 적응한 것은 아니다. 이 책은 바로 사소하지만 치명적이며 때로는 우리를 불편하게 만드는 그 결점에 주목한다.

 

 

 

여태껏 우리 몸은 너무나도 과학적이고, 효율적으로 설계되어 있다고 생각하고 살아왔어요.
너무나도 당연히 생각하고 왜 그럴까?라는 생각은 못 했었는데...
이러한 질문을 던진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책의 내용은 크게 6가지 오류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습니다.

1. 쓸데없는 뼈를 비롯한 해부학적 오류
2. 부실한 식사
3. 유전체의 정크 DNA
4. 호모 스테릴리스 (불임의 인간)
5. 신이 의사를 만든 이유
6. 뇌의 오류

한 챕터 한 챕터 너무나 흥미로웠습니다.

저는 이 중에서도 2장 부실한 식사에 관련된 내용이 인상적이었어요.

p. 61
그렇다면 개는 어떻게 해서 비타민C가 들어 있지 않은 고기와 쌀만 먹으면서도 괴혈병에 걸리지 않을까? 그것은 직접 만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구상의 거의 모든 동물이 비타민C를 직접 만들기 때문에 음식물을 통해서 섭취할 필요가 없다.

그런거였나요....
기니피그와 과일먹이박쥐를 제외하면 인간과 영장류가 유일하게 비타민C를 음식물로 섭취해야 한다고 해요....
원래는 인간도 합성 능력이 있었는데 진화를 거치며 합성 능력을 잃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비타민C 합성 능력을 잃었을까요?

책을 통해 확인해보세요 :-)

 

6장 뇌의 오류에 대해 설명하는 챕터도 재미있습니다.
인체 내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는 정말 정확하게 처리하는 뇌인 것 같지만, 단순한 트릭에도 쉽게 속고, 도박사의 오류를 저지르고, 더 합리적인 확률보다 어쩌다 한번 일어난 본인의 경험에 의해 바보 같은 선택을 하는 뇌에 대해서 오류라고 설명합니다.

p.14 (머리말 중)
그러나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우리의 불완전함 속에 우리의 아름다움이 있다. 모든 사람이 순수하게 합리적이고 완벽한 표본이라면 삶이 얼마나 지루하겠는가? 결함은 우리의 어엿한 일부이다

.

정말 공감하는 구절입니다.
어떻게 모든 인간이 완벽할 수 있겠으며, 완벽한 인간만 산다면 하루하루가 너무 지루하겠지요.

이렇게 인간의 몸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오류에 대해서 지적하면서도 저자가 인간에 대해 따뜻한 시선을 가지고 풀어나가기에 책이 불편하기보다는 재미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인체가 그러한 문제점들을 잘 극복하고 훌륭하게 제 기능을 다하며 살고 있구나. 기특해. 감사해.'
라고 따뜻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던 책이었습니다.

조금은 불완전하지만 열일하고 있는 우리 인체에 대해 궁금증이 있다면,
한 번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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